10년 넘게 지지부진…송도국제병원 오리무중
국내외 투자 유치 번번이 실패···인천경자청, 산자부에 규제 개혁 건의안 제출
2016.05.11 06:11 댓글쓰기

인천 송도 국제도시 내 외국계 투자 개방형 병원 건립이 십 수년째 지지부진하다. 투자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해 국내외 투자자 유치가 어려운 탓이다.


10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 이하 인천경자청)에 따르면 최근 인천경자청은 산업통상자원부에 경자구역 내 투자 개방형 병원 개설·허가 요건을 완화해 달라는 내용의 규제 개혁 건의안을 제출했다.


현행법상 외국인 투자를 50%이상 유치해야 병원 개설이 가능한데 이를 30% 이상으로 낮춰달라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 비율이 낮아지면 ‘국내 영리병원’ 논란 소지가 있기 때문에 현실성은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내용이 건의된 것은 투자자 물색의 어려움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송도 투자 개방형 병원은 지난 2005년부터 추진됐다. 2006년 미국 뉴욕프레스비테리안병원 및 2009년 존스홉킨스병원, 2011년 일본 다이와증권캐피털마켓 등과 병원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매 번 수포로 돌아갔다.


구체적인 개설 요건과 절차에 대한 시행령 미비로 투자 확신을 제공하지 못한 영향이다. 2012년 외국인 의사를 일정 비율 확보하는 등 요건을 강화한 시행 규칙이 마련됐지만 시민단체의 ‘의료 영리화’ 반발은 여전히 거셌다.


의료까지 빨아들이는 중국, 자국 병원 투자유치 적극 추진

그러는 사이 투자 ‘큰 손’인 중국은 자국 의료산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 외국 병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베이징, 톈진, 상하이 등 7개 지역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병원을 단독으로 짓거나 기존 병원을 인수하는 것을 허용하기도 했다. 국내 세브란스 등 대형 병원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 외국 병원들도 줄지어 중국에 투자하고 있다.


인천 경자구역의 국내 병원 참여도 번번이 무산됐다. 2009년 서울대병원, 2010년 연세의료원이 건립 의사를 타진했지만 흐지부지됐다. 2013년 한진그룹도 의료복합단지 설립계획을 추진했다가 2년 만에 철회했다.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종합병원 건립에 최소 2000억~3000억원은 투자해야 하는데 외국인 환자만 진료해서는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국내 병원 브랜드만으로도 다수의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을 내고 있어 경자구역 투자 개방형 병원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014년 27만명이었던 해외 환자 수가 2017년에는 5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의료기관 해외 진출도 증가 추세다. 2014년 124곳이 나갔고 2년 뒤에는 160곳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 접촉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7만9000㎡ 병원 부지만 남아있을 뿐 실질적인 의료기관 건립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송도국제도시 개발 완료시점은 오는 2020년으로 4년 여 남았다.

인천경자청 관계자는 “정부가 허용한 투자 개방형 병원 부지로는 이 곳이 유일하기 때문에 계획대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투자 유치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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