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은 메르스 폭탄…건보는 누적흑자 13조
피해 의료기관 보상안 마련 속 '흑자분 활용' 대두…의협 '긴급 수혈 시급'
2015.06.26 20:00 댓글쓰기

누적된 ‘건강보험 적립금’을 국가적인 메르스 위기 사태 극복을 위해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건강보험공단의 누적흑자 13조원에 국고 미지급금까지 합치면 약 20조원에 달하는 수준이어서 향후 이 같은 제안에 무게가 실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앞서 2016년 요양급여비용 계약 체결 과정에서 협상 초반부터 줄곧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건보재정 상태를 언급해 왔다.

 

그러다 수가계약 체결이 완료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국을 뒤흔든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군) 사태가 발생했고 한 달여가 지났음에도 종식되지 않으면서 이제 초점은 피해기관 보상에 맞춰지고 있다.

 

특히 지난 25일 국회 차원에서 메르스 대책법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졌으나 예상대로 손실 보전에 대한 재원 마련 등을 두고 기획재정부와 팽팽한 줄다리기가 벌어져 결과 도출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의료계는 "그 어느 직종 및 산업보다 피해를 입은 곳이 바로 의료기관과 의료인"이라며 "보상 방안이 절실하다"고 거듭 호소하고 있다.

 

의협은 “정부의 초기대응 실패로 여기저기서 신음소리가 들리고 있다”며 “위축된 소비심리 등으로 전국의 많은 중소상공인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의협은 “메르스 환자를 돌보다 감염됐거나 환자 발생 및 경유 기관으로 지목된 의료기관 등은 자진 폐쇄하면서 지금도 걷잡을 수 없이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환자들이 진료를 위한 의료기관 내원 자체를 자제하면서 상당 수 의료기관들이 경영상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 현 주소다.

 

"저수가로 그렇잖아도 경영난이 심했던 중소병원 등 급여는 물론 임대료조차 걱정 태산"

 

특히 살인적 저수가로 근근이 버텨온 중소병원과 동네의원 중에는 직원들의 월급과 각종 장비와 임대료조차 지급하지 못하는 심각한 재정위기에 봉착, 파산을 걱정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의협은 “더욱이 메르스 병원 명칭이 공개되는 과정에서 정부의 잘못으로 엉뚱한 의료기관이 지목되는 바람에 억울한 피해가 발생했고 또 이른바 ‘낙인효과’ 여파는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상당 수 의료기관들이 메르스로 인해 폐업과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등 상황이 악화일로임에도 정부와 국회에서는 아직 명확한 보상 원칙과 절차 등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협은 “정부가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대한 피해구제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인들의 사기가 저하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의협은 “국가에 의해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면 의료현장에서 의사들은 아마도 메르스 환자가 제발 오지 않기를 바라게 될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의협은 “이번 메르스 사태에 국한한 문제가 아니다. 새로운 신종감염병이 출현할 경우, 과연 그 때에도 의료인들의 헌신과 사명감을 기대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는 의료인의 사명감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발생한 피해를 정확히 보상하기 위해 하루빨리 논의를 시작하고 필요한 법령과 예산 등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정부의 초기대응 실패로 인해 메르스 사태가 확산된 것은 온 국민이 알고 있다”며 “의료기관이 줄줄이 도산하게 되는 참담한 제2의 파장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는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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