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작년 극비평가 테마 '의료기기'
최원석 기획그룹장 '공격적 투자로 혁신적 제품 개발 위해 전사적 노력'
2013.01.27 20:00 댓글쓰기

삼성그룹이 의료기기사업에 대해 내부적으로 혁신적인 성과를 창출해 낼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최원석 기획그룹장[사진]은 최근 삼성메디슨 임시주주총회장에서 데일리메디와 인터뷰를 갖고, 삼성이 의료기기사업부에 대해 갖고 있는 복안과 속내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삼성은 의료기기 시장 자체를 상당히 역동적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매출 대비 10%를 꾸준히 R&D에 투자,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삼성메디슨의 전무급 방상원 대표 후임으로 사장급 조수인 대표가 임명된 것은 사업성과에 대한 질책성 성격보다는 ▲일본에서의 마케팅 활동 강화 ▲신수종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의지 등으로 분석된다.

 

최원석 그룹장은 “항간에 잘 알려져 있다시피 방상원 전임 대표는 일본통이기 때문에 현지에 가서 의료기기사업에 필요한 전반적인 상황을 체크하게 될 것”이라며 “조수인 신임 대표는 이번 이사회를 기점으로 삼성메디슨의 수장 역할을 맡아 가시적인 성과 창출에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2년 적자가 난 것에 대해서는 시스템 안정과 투자기간 때문에 성과가 저조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올해 역시 흑자 전환이 목표이긴 하지만 실제 가시적인 성과는 단기간이 아닌 3~4년 정도 걸릴 것으로 삼성 내부에서는 판단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디자인은 기반 구축-제품력은 세계 일류기업에 떨어져"

 

최원석 그룹장은 “윗선에서 제품 품질에 대한 질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디자인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 저선량 피폭 등 혁신과 안전성 부분은 세계 일류 기업과 비교했을 때 삼성이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은 극비리에 매년 내부 전시회를 열어 각 사업부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2012년 테마는 ‘의료기기’였다. 이 자리에서 삼성 고위관계자들은 "디자인을 제외한 모든 것들에 대해 아직까지 의료기기사업부가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래 직원들은 ‘즐겁게’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無에서 有를 창조한다’는 개념으로 영상진단장비로 사진 한 컷을 뽑을 때조차 모든 직원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열정과 흥미를 갖고 현장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최원석 그룹장은 “5대 신수종사업에 포함된 만큼 곧 품질과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당분간은 미래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삼성이 투자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바로 ‘현금 확보율’이다. 최근 몇 년간 핸드폰과 TV사업이 큰 성과를 거둠에 따라 자금이 풍족해 대규모 투자에 대한 부담감이 별로 없는 것이다.

 

"해외 건실한 기업 등 M&A 과감하게 추진 계획"

 

시장과 타 업체에 대한 모니터링을 꾸준히 해 나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매력적인 투자대상을 찾지 못해 자체 제품개발과 해외법인 설입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최원석 그룹장은 "언제든 건실한 회사가 시장에 나오면 공격적인 M&A도 병행할 수 있다"고 말해 가능성은 열어놨다.

 

그는 “혁신적인 기술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 삼성 내부에 퍼져있는 기류”라며 “CT는 저피폭, MRI는 무소음 등 각 의료기기 특성에 맞는 세상이 깜짝 놀랄만한 산물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의 걸림돌로는 ‘우수인력 유입’, ‘임상데이터 확보’ 문제를 꼽았다. 대기업의 시장진출에 대한 시각이 곱지 않기 때문에 중소기업에서 뛰어난 인력을 영입해 오려면 정부와 업계 등의 따가운 시선을 견딜 수가 없다는 것이다.

 

최원석 그룹장은 “무분별한 인력 끌어오기는 시장의 혼돈을 야기할 수 있으나, 그렇다고 지금처럼 본인의 능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대기업에 오고 싶어 하는 이들의 기회까지 막는 것은 역차별”이라며 “인력 유입과 투자가 활발히 이뤄져야만 혁신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상데이터 확보와 관련해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의료기기업체로부터 협력 제의가 들어온 적이 있다”며 “아직 타 기업과 협력을 논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기 연구개발의 초점은 다수 임상데이터 확보를 통해 개선점을 찾고, 실제 진료현장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재투자에 대한 고민은 꾸준히 이어나가는 가운데 국내 의료기기업체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임상데이터 확보 등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에 몰두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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