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합작 서울대병원 헬스커넥트 ‘계륵(鷄肋)’
2016년 12억·작년 25억 등 누적적자 '256억'···해법 쉽지 않아 답답함 심화
2018.05.24 05:41 댓글쓰기
서울대학교병원과 SK텔레콤이 차세대 융합의료서비스 시스템 구축이라는 창대한 꿈을 안고 출범시킨 헬스커넥트가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초 기대를 걸었던 원격의료사업이 제도화 불발로 어긋나면서 휘청대기 시작했고, 이후 수 백억원의 자금을 긴급 수혈했음에도 경영지표는 오히려 더욱 악화되는 모양새다.
 
헬스커넥트의 2017년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이 회사는 지난해 2551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122000만원 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매출은 721500만원으로 지난해 732400만원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이 13600만원에서 올해 257800만원으로 늘어나며 적자폭이 커졌다.
 
이로써 헬스커넥트의 누적적자는 256억원으로 증가했다.
 
2011년 출범 당시 8500만원에 불과하던 적자는 201233억원으로 급증했고, 201356억원, 201499억원, 201529억원, 201612억원 등 매년 적자행진을 보였다.
 
설립 3년 만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고 4년 째인 2015년에는 매출액이 1591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헬스커넥트의 지분 50.5%를 보유하고 있는 서울대병원은 재정난이 악화되자 201560억원을 추가로 출자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서울대병원이 자본금 1575000만원을 비롯해 지금까지 이 회사에 200억원 이상을 쏟아 부었지만 여전히 회생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작금의 상황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이 원격의료에 대한 섣부른 판단으로 무리하게 회사를 설립한 게 화근이었다. 이는 감사원 역시 지적한 바 있다.
 
실제 서울대병원은 주무부처인 교육부와의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SK텔레콤과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했다. 원격의료 사업성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낳은 결과였다.
 
당시 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 간 작성한 계약서에도 주요 사업목적의 하나로 ‘U-Health 솔루션(원격진료 및 협진시스템 등) 개발이 규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기대했던 원격의료는 수 많은 논란과 갈등만 양산한채 제도권 진입에 실패했고, 문재인 정권 출범으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진 상황이다.
 
사실상 본래 목적의 사업수행이 불가능해지면서 이 회사의 정체성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생존을 위해 출범 당시 지향했던 사업과 무관한 업무까지 수행했다. 그마저도 대부분은 서울대병원과의 내부거래였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간 헬스커넥트의 매출액 193억원 중 66.8%129억원이 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과의 내부거래에서 발생했다.
 
특히 설립 취지와 맞지 않는 분당서울대병원 체력단련실 운영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등 독자적 사업기반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특수관계자에 의존하는 매출 구조, 원격의료 등 핵심사업 수행 곤란 등을 감안할 때 획기적인 변화가 없을 경우 헬스커넥트의 존속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서울대학교 역시 내부적으로 더 이상은 힘들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지난 3월 열린 정기이사회에서는 헬스커넥트 청산을 포함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이후 서울대병원은 TFT를 구성해 헬스커넥트 경영 개선 방안과 사업 범위 조정 등을 논의키로 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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