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못참아' 식대수가 손잡은 병·의협
공동연구 진행…'7년째 동결돼 의료기관 고충 심화'
2013.12.20 20:00 댓글쓰기

수 년째 ‘동결’로 일관된 입원환자 식대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계 양대단체가 손을 맞잡았다. 현재 수가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의사협회는 총 5000만원을 들여 식대수가 개선에 관한 연구용역을 추진키로 했다. 연구비용은 병원협회가 4000만원, 의사협회가 1000만원을 내기로 했다.

 

이번 연구용역 결정은 입원환자에게 제공되는 병원 밥값이 7년째 동결되면서 식사 질 저하는 물론 의료기관의 수지타산 걱정을 넘어 경영 위협 요소로까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의 입원환자 식대는 2006년 6월 정부가 ‘보장성 강화’ 차원에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 일반식 3390원과 치료식 4030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이 가격은 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동일하다. 이 기간 동안 일반음식점의 식사값은 물론 각종 원재료 값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환자식대는 예외였다.

 

더욱이 환자식대는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고 있음에도 매년 건강보험공단과 의료공급자 간 체결되는 환산지수 수가계약에 제외돼 인상 기전이 전무한 실정이다.

 

실제 2006년 대비 2012년 인건비 인상률 누적지수는 115.6, 물가인상 누적지수는 121.0로, 평균 18.3% 증가요인이 발생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선 병원들은 의료급식 서비스의 질 저하와 경영상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식당을 직영하는 중소병원의 경우 입원환자가 줄어도 인건비, 식자재비 등 고정비를 줄일 수 없는 구조로, 휴일근무수당까지 감안하면 인건비 부담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전언이다.

 

식대 동결화에 따른 경영 부담은 대학병원도 마찬가지다. 최근 지방의 한 대학병원은 식당 직원 50명을 대거 해고해 논란이 됐다.

 

이는 병원들의 경영 압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로, 당시 노조는 복직을 촉구했지만 병원은 식대 단가를 맞추기 위해 위탁 운영방식으로 전환할 수 밖에 없다고 맞섰다.

 

결국 병원들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식당운영을 직영에서 외주로 바꾸거나 이도 여의치 않을 경우 제공하는 음식물을 줄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재 병원식단 내 환자 당 음식물 제공의 최소기준 권장량이 명시돼 있지만 과일, 우유 등 환자에게 필수적인 음식물 제공이 축소됐거나 생략되는 급식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식대 동결 장기화에 따른 재정부담을 못이겨 적정온도 급식을 위해 운영하던 보냉·온 배선차를 처분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이 처럼 식대를 둘러싼 일선 의료기관들의 고충이 한계에 달하면서 유관단체들이 사태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입원환자 비중이 절대적인 병원계가 먼저 나섰다.

 

병원협회는 의사협회에 식대수가 개선의 시급성을 알리고 정부를 설득할 논리개발 연구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양 단체의 관계가 소원한 상태이지만 의협도 응했다.

 

연구는 한국병원경영연구원이 맡기로 했으며, 2013년 12월부터 2014년 5월까지 6개월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의 원가분석 방식을 벗어나 영양사나 경제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가 참여해 적정수가 수준 및 자동 조정 기전 등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연구결과를 토대로 공청회 등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정부에는 적즉적인 수가 개선을 요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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