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아심장수술 전면 중단 '위기'
판막성형술용 인조혈관 봉합사 공급업체 철수 방침, 학회 “대책 없다' 한탄
2017.04.26 06:08 댓글쓰기

"또 흉부외과인가. 대책이 없다. 흉부외과, 특히 소아심장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당장 대기하고 있는 소아심장환자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소아심장수술 판막성형수술에 사용되는 인조혈관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가 국내에서 전면 '철수'키로 하면서 국내 소아심장수술이 중단 위기에 놓였다.


판막성형술 과정에서 승모판 심장 판막 심실벽에 있는 유두근과 연결되는 힘줄인 인공건삭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Gore-Tex suture(고어텍스 봉합사) 공급이 중단되면 성인 심장은 물론 소아 심장수술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등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웅한 교수[사진]는 25일 "치료재료 공급 중단으로 인해 최선의 치료를 받지 못해 환자가 사망할 수 있는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 도무지 대책이 생각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환자 생명과 직결된 대체 불가능한 치료재료로 흉부외과 의사들이 또 한 번 깊은 좌절감에 고개를 떨구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안정적 공급을 위해 제도적인 보호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지만 공허한 메아리로만 그치고 있다.


김웅한 교수는 "선천성 심장병 환자 추이를 보면 매년 3000명에서 3500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특히 복잡심장기형 등 심장수술로 환자는 물론 의사도 절박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성인들이 사용하는 인조혈관들은 당장 체감도가 낮겠지만 소아는 이야기가 다르다"며 "대체품목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9월 해당 업체가 전면 공급을 중단했을 때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환자 생명에 직결되는 데도 대체품목이 없는 제품의 국내 공급 중단에 당황한 것은 비단 일부 의사들의 얘기가 아니다.

실례로 인조혈관에 싸여 있는 스텐트인 Viabahn (스텐트-그라프트)은 각종 중재시술시 발생 가능한 혈관파열의 응급처치에 사용되지만 조만간 이 제품 공급도 중단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웅한 교수는 “국민 건강에 필수적인 치료재료가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못하면 위험한 일이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며 “근본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현저히 낮은 건강보험 상한가에 있다.


신재승 정책윤리위원장(고대안산병원)도 “수입원가 재평가 과정을 보면 수입원가 만을 고려하고, 병원 수탁비
용, 보관, 관리비용 및 유효기간에 따른 폐기 및 손실 비용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며 맹점을 짚었다.


현재 업체에서는 원가조사로 인하된 인조혈관 제품의 상한가 복구다. 여기에 인조혈관 제품군을 ‘퇴장방지 치료재료 제품군’으로 지정해 달라는 촉구다.


신재승 정책윤리위원장은 “수입원가가 높으며 우수한 품질이라는 것이 확인된 제품의 경우 보험 상한가를 인
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심성보 이사장도 “관계당국 및 관련업체는 현 사태 원인과 문제점을 조속히 파악해 수술이 필요한 국내 환자가 적절한 시기에 양질의 제품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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