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藥) 잘 안듣는 파킨슨 환자 치료 효과 제고 '버사이즈'
보스톤사이언티픽 '뇌에 정확히 전기자극 주는 뇌심부자극술 활용 가능'
2020.10.12 10:1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파킨슨병 등 뇌질환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두개강내신경자극기(DBS) 성능이 과거에 비해 향상되고 있어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김영수 교수는 최근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 본사에서 진행된 미디어 에듀케이션에서 "DBS를 활용한 뇌심부자극술은 파킨슨병 등으로 인한 이상운동질환 치료에 쓰인다"며 "최근 장비 성능 발전으로 이전보다 정교한 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치매, 뇌졸중과 더불어 3대 노인질환으로 꼽히는 파킨슨병은 증상이 악화되면서 몸의 운동이 느려지고 보행장애 및 균형장애가 나타난다. 기립성저혈압이나 발한증, 기억력 저하 등의 부증상도 수반된다. 
 
일차적으로는 도파민 계열의 약물 처방을 한다. 그러나 약물은 3~5년 이상 계속 복용하다 보면 약(藥) 작용 시간이 단축되고, 작용 시간이 지나면 이긴장증(근육수축)이 나타난다. 장기화되면 약 자체가 이상 운동증을 유발하거나 효과가 사라진다.
 
이때 뇌에 전기자극을 전달해 이상운동 증상을 개선하는 뇌심부자극술을 받을 수 있다. 국내 건강보험 기준에 따르면 2년 이상 약물치료를 받고, 약물 복용 전후로 UPDRS(파킨슨 평가 척도)가 30% 이상 차이가 날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뇌심부자극술은 뇌 속 깊숙히 위치한 하시상핵에 전극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김영수 교수는 "하시상핵 크기가 6mm남짓으로 작을 뿐더러 뇌 안쪽에 위치해 있어 정확한 부위를 맞추는 것이 관건"이라며 "뇌(腦)의 신호를 기록해 수술 위치를 파악하고 별도 배터리를 몸 속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정확한 부위를 자극하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김 교수는 "최근 사용되는 장비는 전극이 4개에서 8개로 늘어나 전기 자극 부위를 더 정확하게 조준할 수 있다. 또한 각각의 전극에 배터리가 별도로 작동하는 방식이라 하나가 망가지더라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으며 충전이 가능해 무리해서 배터리 교체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보스톤사이언티픽의 버사이즈(Vercise)는 배터리 수명이 최대 25년까지 연장돼 환자의 신체적 부담을 줄여준다. 또 미국 FDA 승인에 따라 버사이즈를 사용하면서도 전신 MRI 촬영을 받을 수 있다.
 
고유 기술인 '다중 독립 전류 제어'방식을 적용, 각 전극마다 진폭과 펄스폭, 주파수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란셋 뉴롤로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버사이즈 시스템으로 치료받은 40명의 파킨슨 환자의 시술 전후 UPDRS 점수를 비교한 결과 평균값이 37.4점에서 26주만에 13.5점으로 개선됐으며 연구 종료 시점인 52주까지 개선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된 바 있다.
 
다만 아직 국내에서 파킨슨병 인지도가 높지 않아 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많지 않다. 김 교수는 “전체 파킨슨병 환자 대비 수술을 받는 비율은 5~10%”라며 “파킨슨병 진단 자체를 받지못하거나 진단을 받아도 노인성 질환으로 치부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되도록 초기에 수술을 받는 것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80대 이상의 고령 환자도 수술은 가능하지만, 발현 초기인 60대~70대의 환자들이 뇌심부자극술을 받을 경우 지속적인 전기 자극이 전반적인 뇌 기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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