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사태로 이목 집중 고대의료원 'P-HIS'
"병원 정보, 불안한 서버 대신 클라우드가 정답"…해외서도 주목
2022.10.27 12:21 댓글쓰기



‘카카오 사태’를 계기로 데이터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민감한 환자정보를 다루는 병원계 역시 데이터 보관 및 운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자체 서버에 데이터를 관리하는 병원들의 경우 언제든 카카오 사태와 유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 만큼 우려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려대의료원이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병원정보시스템(P-HIS)이 최근 병원계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P-HIS에서 'P'는 Post, Precision, Personalized를, 'HIS'는 병원정보시스템(Hospital Information System)을 의미한다. 


고대의료원이 주도한 P-HIS 개발 사업은 지난 201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가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진행한 국책사업이다.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으로, 외래 및 입원, 원무,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 등 병원의 모든 정보를 클라우드로 이전하고 표준화하는 게 목표다. 


정부 예산 199억8300만원 등 총 500여 억원이 투입됐다. 고대의료원 외에도 삼성SDS, 비트컴퓨터 등 8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다른 대형병원들이 자체 서버에서 데이터를 관리하는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을 사용하는 반면 고대의료원은 네이버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저장한다. 


가장 큰 장점은 서버 확장성이다. 병원은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막대한 데이터를 새로운 분류로 재생산 하는 경우가 많고 이럴 때마다 서버를 증설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손쉽게 서버를 늘릴 수 있다. 최근 병원들이 클라우드의 접근성에 주목하는 이유다.


특히 ‘공유의 미학’이 갖는 시너지도 클라우드가 갖는 강점이다. 각 의료기관들이 보유한 데이터를 상호 공유하기 위해서는 폐쇄적인 온프레미스 방식보다 클라우드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우리나라 주요 대형병원들이 보유한 데이터는 천문학적 가치를 갖고 있다.


500억 투입한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

클라우드, 의료정보 ‘공유 미학’ 실현으로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인류 건강 기여 지향 


실제 고대의료원은 지난해 3월 상급종합병원 최초로 안암병원에 P-HIS를 도입한 후 구로병원과 안산병원까지 확대돼 현재는 3개 병원이 모두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3개 병원에서 생산되는 모든 수행기록과 의무기록이 P-HIS로 관리되고 있다. 


기존에는 기록에 사용되는 용어가 통일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3개 병원에서 동일한 기준에 따라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제된 의료 빅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이는 중이다.


고대의료원의 P-HIS를 통해 생산되는 대량의 데이터들은 경영분석과 환자 통계, 혹은 임상연구 등 필요한 방향에 따라 맞춤형 자료로 추출된다.


P-HIS는 해외 무대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대 의료IT학회인 미국 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가 최근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HIMSS 디지털헬스지표 ‘2위’, 정보처리 상호 운용성 분야 ‘1위’, 예측 분석 분야 ‘1위’ 등 3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목표는 고대의료원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의료기관이 사용할 수 있는 표준 P-HIS 구현이다.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는 병원이 늘어날수록 보다 유기적인 진료환경 구축이 가능하다


국책사업 책임자인 고대안암병원 재활의학과 이상헌 교수는 “가까운 미래에는 P-HIS에 쌓인 방대한 데이터가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개인 건강기록 등 환자에 관한 데이터를 의료기관끼리 실시간으로 공유하면 중복검사 방지, 환자별 맞춤 투약도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P-HIS 사업은 현재 ‘1단계’다. 데이터 통합과 안전한 활용을 위한 인프라를 확보하는 중으로, 2단계애서는 데이터 공유와 분석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이 구축된다.


3단계는 데이터 플랫폼의 외부 서비스 체계 고도화다. 이 단계에 이르면 수집된 데이터를 암 임상 및 공공 데이터 활용 연구 활성화에 이용하고, 또 산업체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이상헌 교수는 “현재는 미래 가치를 위한 '투자의 단계'”라며 “아직은 씨앗을 뿌린 단계지만 청사진이 완성된다면 국내 의료데이터 인프라에 새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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