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단키트 업계를 대표하는 씨젠과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매출 하락에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진자 감소로 검사 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다, 전 세계 국가가 보유 중인 진단시약을 우선 활용하면서 실적도 요동치고 있다.

업체들은 그동안 진단키트를 판매하며 벌어들인 현금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을 위한 인수합병(M&A)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씨젠은 올 3분기 영업손실 322억원을 내며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150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0.6% 감소했고 순손실은 11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영업적자는 코로나19 검사 감소로 활용도가 낮아진 미사용 재고에 대해 충당금 681억 원을 설정하면서 발생했다. 특히 올해 초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수요 급증 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원재료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재고가 늘었다.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씨젠은 3분기에 영업이익으로 359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산됐다.

누적 매출도 나란히 하락했다. 씨젠에 따르면,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4% 감소한 730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1% 감소한 1804억원으로 집계됐다.

씨젠은 올 상반기에도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1% 감소한 5799억원, 영업이익도 37% 줄어든 2127억원을 기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도 올 3분기에 전년과 비교해 비슷한 실적을 유지하며 선방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크게 위축한 모습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3분기 매출 5512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0.6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481억원에서 2934억원으로 15.71% 줄어들었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또한 전 분기보다 각각 42.74%, 43.82% 쪼그라들었다. 1분기 매출은 1조3884억원, 영업이익은 6196억원이었다.

누적 실적에서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위안거리다. 회사는 분기 실적은 하락하고 있지만 3분기 누적 매출이 2조7000억원을 돌파해 '3조 클럽' 가입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체들은 아쉬운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먼저 씨젠은 소화기감염증(GI),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성매개감염증(STI) 등 비(非)코로나 진단시약 사업에 힘을 주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실제 씨젠의 경우 3분기 비코로나 진단시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1120억원을 기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도 두둑한 현금을 바탕으로 활발한 M&A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에스디바이오센서 자산은 1조3934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이러한 자본력을 내세워 지난 7월 미국 체외진단 기업 '메리디언'을 2조원에 인수한 바 있다.

구교윤 기자 (yun@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