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점도 검사 활성화 위해 정부 마중물 역할 필요"
데일리메디, '혈액점도 임상적 응용' 좌담회 개최…"진단기준 등 연구 지원 확대”
2023.08.10 05:55 댓글쓰기



혈액의 끈끈함 정도를 나타내는 혈액점도(Blood viscosity)의 임상적 중요성이 높지만, 적극적인 활용을 위해선 모니터링 및 진단 기준 개발이 필수적이다. 


표준화된 기준 마련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만들기 위해선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이런 노력이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건강 증진 및 관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9월 서울 강남구 운성빌딩 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주)데일리메디 주최 ‘혈액점도 임상적 응용’ 좌담회에서 의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의견을 나누었다.  


이번 좌담회는 이병권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이영주 경희의료원 산부인과 교수, 김두상 중앙보훈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과장, 한문구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심혈관질환연구과 과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혈액 순환 핵심, 혈액점도로 발목 절단·임신중독증·뇌졸중 등 모니터링 가능


혈액점도가 높아지면 혈액순환이 어려워져 혈전이 생기기 쉬우며, 뇌졸중 및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 조직 허혈, 임산부의 임신 합병증 등 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혈액순환이 조직 건강함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혈액점도를 주기적으로 측정하는 것은 다양한 질환의 예방 차원에서 임상적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김두상 중앙보훈병원 과장은 발의 혈액순환이 극히 나빠 발목을 절단해야 할 가능성이 높은 ‘절박성 하지허혈’의 예를 들었다. 


그는 “발 절단까지 가야 할 조직을 되살리고, 어떻게 확인하며 어떤 치료를 하고 또 개선된 결과를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느냐가 혈액점도를 임상에서 응용하는 요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과에서도 혈액점도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산모의 몸이 태아를 키우기 위해 변하는 과정에서 혈장이 늘고 혈액점도는 낮아지는 변화가 생긴다. 


이영주 경희의료원 교수는 “모체와 태아 순환이 잘 돼야 아기가 잘 큰다. 태아에게 영양분·산소를 많이 공급하기 위해 관류를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진다”며 “그러나 태반 관류 이상이 생기면 임신중독증 등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뇌졸중·신경중환자를 진료하는 한문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도 혈액점도 활용이 치료 곳곳에 녹아있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한 교수는 “뇌졸중은 원인이 너무 다양해 시술도 하고 약물도 쓰는데, 약물을 쓸 때는 혈액점도를 낮추는데 초점을 둔다”며 “혈액점도 구성 요소들이 많을 때는 피를 뽑아 개선하기도 한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미 혈액점도를 활용한 다양한 치료를 하고 있다”고 했다.  


혈액점도 정상범위 규명 등 국가 차원서 장기 코호트연구 지원 등 당위성 충분


이처럼 혈액점도는 심장내과, 흉부외과, 신경과, 산부인과 등 다양한 과에서 유용한 진단, 치료도구로 이용되고 있지만, 임상 현장에서 적극 활용하기 위해선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그중 하나는 혈액점도 평가를 위한 지표 개발이다. 아직은 혈액점도 위험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부재, 임상 적용에 한계가 있다. 


이병권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는 혈액점도 개념 자체가 혈압·콜레스테롤처럼 일반화돼 있지 않은데다 어느 정도의 혈액점도가 정상 범위인지 등 규명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적 근거를 갖추려면 인구 10만명 정도를 대상으로 한 장기 코호트연구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통해 이런 연구를 적극 지원해줘야 한다. 그것이 곧 환자와 국민 건강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내분비내과, 신경과, 흉부외과, 심장내과, 산부인과 등 다양한 과들이 함께 연구하는 것도 고려해봄직하다”며 “좋은 혈액점도값을 장기 코호트 연구로 증명해낸다면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과장은 오늘이 혈액점도에 대해 국가적 과제로 인식시키는 첫 여정인 것 같다"며 혈액점도의 임상적 가치가 높고, 진단적 도구로서 유용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게다가 우리나라 노인인구가 늘면서 심뇌혈관질환 등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며 임상적 유용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맥락 속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혈액점도 활성화 기회를 마련토록 정부도 머리를 맞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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