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政, 원격의료 공방 반복…대정부 투쟁 임박
일차의료 활성화 효과도 '없다 vs 있다' 상반
2013.11.27 20:00 댓글쓰기

 

원격의료 허용 저지를 위해 보건의료계 단체는 물론 보건의료 노동자 단체까지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부의 의지는 단호해 보인다. 물론, 의료계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27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원격의료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정부와 의료계의 설전은 거듭됐다.

 

특히 의료계가 원격의료 허용을 반대하는 이유, 여기에 대한 복지부의 입장과 복안이 각각 교차되면서 예상대로 접점을 찾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이창준 과장은 “수술·퇴원 이후 추적관리가 필요한 재택환자의 경우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평상시 관리를 지원하고 위험시 대응이 가능해 예기치 못한 질병 악화나 생명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의료계 우려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설명에 나섰다.

 

우선, ‘대형병원의 환자 집중 및 동네의원 약화’에 대해서는 이창준 과장은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는 원칙적으로 현행 의료체계에 왜곡이 없도록 동네의원 중심으로 허용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같은 맥락에서 동네의원이 원격의료를 통해 경증질환 진료, 만성질환 관리 등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어 일차의료의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창준 과장은 “특히 의료계에서는 상업성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국민 편의를 위해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것으로 대면진료를 모두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과장은 이어 “오진이 발생했을 때에는 책임소재에 대한 제도적 구분을 세분화하고 대응체계를 신설하겠다”면서 “의료인, 의료기기, 정보시스템 등의 책임소재를 법률적, 세부적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계 역시 원격의료 허용시 발생 가능한 부작용을 상세히 지적하며 입장을 확고히 했다. 

 

대한의사협회 서인석 보험이사는 “원격진료 허용은 의료의 개념이 통째로 바뀌는 것이다. 어떤 나라에서도 원격의료는 진료의 보완수단일 뿐이지 대체수단으로 사용하는 나라는 없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서 이사는 “결국 일부 대형병원과 원격의료 전문의원 혹은 마케팅에 많은 돈을 쏟는 의원에 환자 편중 현상 벌어질 것”이라면서 “반면 진료량 확대로 의료비 증가가 우려된다”고 단언했다.

 

지리적 장벽이 사라지면 지방병원은 더욱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 이사는 “의료전달체계가 이미 무너진 상태에서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것은 무한 경쟁의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진료의 가치는 떨어지고 원격의료 전문의원들만 호황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서 이사는 “무엇보다 의료 접근성 저하가 가져오는 폐해는 꼭 필요한 진료를 받지 못해 건강이 악화되거나 생명을 잃게 된다”며 “진료가 투약 중심으로 전환됨에 따라 만성질환자의 경우 고위험 인자 혹은 합병증의 병발에 대한 진단이 늦어 합병증 발생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의료비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료의 지형과 시장을 바꾸는 엄청난 제도를 도입함에 있어 예상되는 상황에 대한 기초연구 조차 없는 상태에서 정부가 경제부처 중심으로 졸속으로 정책을 추진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재차 경고했다.

 

현재 의협은 원격의료 허용 법안 등 '잘못된 의료제도 바로 세우기를 기치로 12월 15일 전국의사대회를 개최키로 한 상태로, 내달 7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세부적인 투쟁 지침과 향후 일정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여기에 의협 노환규 회장은 27일 오전 6개 보건의료 단체와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대정부 투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동시에 투쟁 수위가 높아질 수도 있다는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노 회장은 "회원 90% 이상이 대정부 투쟁의 필요성을 임식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40%는 반드시 해야한다는 의견을 확인했다"면서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원격의료를 강행한다면 투쟁 수위 역시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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