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환 본인부담비 ↑…의사 '반발' 약사 '실익'
2007.02.28 00:00 댓글쓰기
정률제 적용을 통해 복지부가 경증환자의 본인부담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하고 있는 의사협회와 달리 약사회는 원칙적인 찬성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의료계 일부에서 약사회가 경증환자가 본인부담인상으로 인한 외래 환자 감소에 불구하고 일반약 판매 증가 등으로 실익 챙기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27일 건강보험공단 대강당에서 열린 '지출구조 합리화를 위한 본인부담 조정 및 보장성 강화방안'공청회에서 약사회 신광식 보험이사는 "경질환 본인부담 인상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당연한 조치"라며 경질환 본인부담 인상에 대해 원칙적인 찬성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경질환자에 대한 본인부담이 인상돼 의원의 외래 이용환자가 감소할 경우 약국 수입도 타격을 입는 상황에서 약사회가 찬성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서는 다른 복안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래 이용환자의 감소로 조제료 수입은 줄어들 수 있지만 증가한 본인부담금으로 인해 환자들이 동네의원 이용을 꺼려 일반약을 활용하는 경향을 보일 경우 조제료 수입 감소를 보전할 수 있다는 것.

의료계 내부에서도 감기 등 경증질환에 대한 본인부담금 증가할 경우 보건소나 약국으로 환자들이 몰릴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약사회는 경질환 본인부담인상에 대한 찬성입장이 건강보험 지출구조의 합리화를 위한 거시적 안목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일반약 판매 증가의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는 입장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약사회가 본인부담 인상에 찬성하는 것은 경질환의 과소한 본인부담을 평균적 수준으로 회복함으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중증질환에 투여하는 등 재정지출 구조의 합리화에 의미를 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조제료 수입 감소는 확실한 예상이지만 일반약 판매 증가는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일시적인 현상이 되겠지만 본인부담 증가로 일반약 판매가 증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약사회가 이 날 공청회를 통해 정률제 시행으로 인한 금액계산 등에 추가적인 행정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현 제도를 유지하면서 정액금액을 인상키는 방안을 제시한 것은 결국 약사회의 실익 챙기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액금액 인상으로 약국의 일반약 판매 증가를 유도함과 동시에 추가적인 행정비용이 상승하는 현상을 막는 등 경증질환 본인부담과 관련한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 한다는 것이다.

의료계 역시 이번 경질환 본인부담 인상이 약사 등의 역할을 증대시키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며 회원들의 대국민 홍보를 강조하는 등 반대입장을 강하게 표명하고 있다.

최근 서울의 각구 보험이사가 참석한 긴급보험위원회에서 서울시의사회 좌훈정 홍보이사는 "현 정부가 본인부담 인상으로 1차 의료기관을 고사시켜 이를 대체할 약사, 간호사 등의 역할을 증대시키려고 계획한일이 아닌지 강한 의구심까지 든다"고 말한 바 있다.

의협 김시욱 공보이사도 "정률제가 시행될 경우 경증질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과목뿐만 아니라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이 고사 위기에 빠질 것"이라며 "특정 과에만 해당하는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회원 전체가 결속해 정부와 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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