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약사회의 처방·조제 분석 의도는
2006.05.24 02:30 댓글쓰기
대한약사회(회장 원희목)가 의약분업 이후 오남용 우려가 있는 약제들에 대한 처방조제 경향을 분석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와 관련, 약사회 고위 관계자는 "심평원이 실시하고 있는 약제적정성평가와 비슷한 취지에서 실시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해석상 다를 수 있지만 이는 논란의 여지가 충분하다.

그가 말한 약제 적정성 평가란 전국 의료기관별 항생제·주사제 등의 처방률과 진료과목별 평균 처방률을 통보해 주는 제도다.

가령 A내과의 처방률이 전국 내과의원 평균보다 높으면 비교 데이터를 제시하며 처방을 줄일 것을 요구할 수 있어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따를 수 밖에 없다.

발언 의도야 어찌됐든 약사회 관계자가 이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면 향후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약국을 통해 처방전을 수집, 처방 경향을 분석한다는 것은 이해 관계에 있는 상대 단체로서는 의심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이 같은 염려에 대해“의약분업 이후 오남용의 우려가 있는 약제들에 대해 학술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일 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또 다른 약사회 관계자는 "이번 처방조제 경향 분석은 약국에서 나오는 자료를 취합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약국별 1일 평균 조제건수, 약국별 1일 처방전 의료기관수, 보험종별 처방 분포, 휴일 및 야간 처방 조제 분포 등이 조사 대상이다.

하지만 의료계 반응은 사뭇 다르다. 대한의사협회는 이에대해 약사회측이 순수한 의도로 접근한다고 하나 처방전만 분석해도 병·의원의 약제 오남용을 분석할 수 있다고 판단,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 기관에서 두 가지 취지의 발언이 나오고 있으나 이들의 결론은 "확대 해석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결국 의료계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지 그렇지 않을지는 오는 10월 연구 결과가 나와보면 알듯싶다.

책임있는 관계자의 말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왔다면 이는 단체의 임원들이 무의식적으로 파트너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정책의 순수성도 신뢰있는 파트너십 기반위에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책임있는 관계자의 좀더 신중한 발언이 요구된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