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지방산 없으면, 골절된 뼈 붙지 않는다'
벨기에 루벤대·미국 하버드대 연구팀, 저널 '네이처' 논문 게재
2020.02.28 09:20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골절된 뼈가 잘 붙어 치유되려면 '뼈 간세포(幹細胞)'라는 줄기세포가 나서야 한다.


골절이 작을 때 뼈 간세포(skeletal progenitor cell)는 '뼈 형성 세포'가 되고, 골절이 클 땐 연골 세포로 발달한다.
 

그러나 뼈 간세포가 이 두 가지 형태 중 하나를 선택하는데 어떤 메커니즘이 작용하는지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다. 마침내 벨기에 루벤대(KU Leuven)와 미국 하버드대 과학자들이 공동 연구를 통해 이 비밀을 밝혀냈다.
 

골절이 생겼을 때 줄기세포에 뼈를 형성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건 바로 혈액에 섞여 있는 지질산(fatty acids)이었다.
 

또한 골절 부위 주변 혈관도 이 과정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논문의 제1 저자인 루벤대 의학과의 니크 판 가스텔 박사후연구원은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뼈에는 혈관이 가득하지만, 연골에는 혈관이 전혀 없다"라면서 "골절 주위 혈관이 막히면 연골이 형성되고, 그렇지 않으면 바로 새로운 뼈가 생긴다는 가설이 이번 연구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루벤대 연구진은 과거 연구를 통해, 영양분이 뼈 간세포 발달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번에는 각각 다른 영양분이 존재할 때 뼈 간세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실험했다. 이를 통해 뼈 간세포가 '뼈 형성 세포'로 발달하게 유도하는 영양분이 다름 아닌 지방산이라는 게 확인됐다.
 

그런데 지방산이 전혀 없을 때 뼈 간세포는 SOX9 유전자를 활성화했고, 이는 연골 세포로 발달하라는 신호가 됐다. 연골 세포가 생겨 연골을 형성하는 데는 지방산이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를 이끈 루벤대의 헤이르트 카르멜릿 임상·실험 내분비학 교수는 "재생의학이나 관절염 같은 연골 질환 치료법 개발에 이번 연구 결과는 유용할 것"이라면서 "지방산 신호를 많이 받은 연골세포가 SOX9 유전자를 충분히 발현시키지 않는 징후도 관찰됐는데, 이럴 경우 연골 질환자의 관절에 역효과가 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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