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3 지방산으로 혈소판 부족 보충 가능"
2023.08.26 07:05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오메가-3 지방산을 포함한 다가 불포화 지방산(PUFA: polyunsaturated fatty acid)이 출혈 때 혈액을 응고해 출혈을 멎게 하는 혈소판 부족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는 혈소판 수를 늘리려면 수혈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미국 보스턴 아동 병원 혈관 생물학 프로그램(Vascular Biology Program) 담당 켈리 마클루스 교수 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4일 보도했다.


생쥐에게 불포화 지방산을 먹이자 혈소판 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불포화 지방산이 아닌 포화 지방산을 많이 먹였을 때는 오히려 혈소판 수가 줄어들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혈소판이 형성되려면 혈소판의 전구체 역할을 하는 거대 핵 세포(megakaryocyte)가 세포막으로부터 기다란 확장기(extension)를 만들어 그 끝을 통해 혈소판을 방출해야 한다.


연구팀은 거대 핵 세포의 세포막이 지방으로 구성돼 있어 유동체인 점에 착안해 세포막이 유동체가 되기 위해 특이한 성분으로 구성돼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거대 핵 세포의 세포막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아무도 연구한 일이 없다. 거대 핵 세포는 골수 속에 있어 접근이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사상 처음으로 거대 핵 세포의 세포막이 어떤 지방을 지니고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지질체 분석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거대 핵 세포에는 불포화 지방산이 풍성하게 들어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혈소판이 만들어지기 직전에 불포화 지방산이 증가했다.


이는 세포막이 움직이면서 형상을 바꾸는 데 필요한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연구팀은 판단했다.


연구팀은 이어 거대 핵 세포를 시험관에서 배양해 다가 불포화 지방산을 공급했다. 거대 핵 세포의 세포막에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혈소판이 만들어졌다. 불포화 지방산이 아닌 포화지방산을 공급하자 혈소판 생산은 줄어들었다.


혈액으로부터 불포화 지방산의 흡수를 억제하는 성분에 노출됐을 때도 똑 같은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또 거대핵세포의 수용체 중 하나인 CD36이 혈액으로부터 불포화 지방산을 세포 내로 흡수하는 일을 맡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생쥐 모델에서 CD36 유전자를 제거하자 생쥐는 혈소판의 수가 줄어들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놀랍게도 이를 사람으로부터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가정에서 가족 중 여러 명이 CD36 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들 모두가 혈소판 수치가 낮았고 그들 어머니는 내출혈 병력이 있었다.


전체적인 결과로 미루어 혈소판이 부족한 저혈소판증 환자에게 불포화 지방산을 늘리기 위해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올리브유를 많이 섭취하도록 권장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의 연구로 불포화 지방산을 만드는 효소를 찾아낼 계획이다. 이 효소를 찾아내면 혈소판을 늘릴 수 있는 표적이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불포화지방은 단가(單價)와 다가(多價) 불포화지방으로 나뉜다. 오메가-3(생선기름 등)과 오메가-6(옥수수기름 등) 계열의 지방산이 다가 불포화지방에 해당한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심혈관 연구'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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