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쾌락 못느끼게 하는 '백신'…개발 실현될까
코카인·펜타닐·헤로인 등 '임상 1상' 예정…"중독 증상 극복 계기 필요"
2023.11.01 18:24 댓글쓰기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연방대는 코카인 백신 '칼릭스코카(사진)'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마약 스캔들로 또 한 번 들썩이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마약 중독 치료는 중요 화두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일찍이 마약에 몸살을 앓고 있는 외국에서는 마약을 맞아도 쾌락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마약 백신’ 개발이 한창이다.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연방대는 최근 "코카인 백신 ‘칼릭스코카’가 최근 브라질 제약사 유로파마의 ‘유로의료혁신상’ 최고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칼릭스코카는 코카인이 뇌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한다. 칼릭스코카가 유도한 체내 항체가 혈액 속 코카인과 결합해 혈액뇌장벽(BBB)을 통과하지 못하고 신장을 통해 체외로 제거되는 방식이다.


지난 2011년부터 칼릭스코카를 개발한 프레데리코 가르시아 의대 교수는 “코카인 중독자 중 약을 끊기 시작한 사람들이 대상”이라고 밝혔다. 


브라질과 미국은 세계에서 코카인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다. 특히 미국인 4명 중 1명은 코카인 중독을 겪으며, 중독자 4명 중 1명만이 5년간 치료 끝에 약을 중단한다.


갈릭스코카는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상당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 더군다나 임신한 동물에 사용했을 때 태아에 영향이 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르시아 교수는 “갈릭스코카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며 “이미 3500명 정도가 임상시험 지원에 대해 문의해 왔다”고 전했다.


산드라 레지나 굴라르트 알메이다 미나스제라이스연방대 총장은 “대학 연구와 브라질 과학의 위대한 승리”라며 “아직 갈 길이 먼 만큼, 칼릭스코카의 모든 개발 단계가 완료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연방대의 코카인 백신 동물실험에서 칼릭스코카를 투여한 동물(오른쪽)은 뇌에 도달한 코카인 분자(흰색)가 대조군에 비해 훨씬 적었다.


마약 백신 개발돼도 사회적 돌봄·가족 도움 필요


펜타닐이 가장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미국에서도 마약 백신 임상시험이 속속 예고되고 있다.


미국 몬타나대 중개의학센터 연구팀은 펜타닐과 헤로인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이 오는 2024년 초 시작될 예정이라고 지난 8월 29일 밝혔다.


이 백신 역시 칼릭스코카와 유사한 방식으로 펜타닐과 헤로인이 뇌에 도달하는 것을 막는다.


연구팀은 10년 이상 이 백신을 개발한 끝에 동물실험에서 펜타닐과 헤로인 차단 효과를 입증했다. 


차후 임상시험에서 펜타닐과 헤로인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각각 확인한 뒤, 둘 모두에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다가백신을 추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연구비 100%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 휴스턴대학 연구팀도 지난해 11월 펜타닐 백신을 개발, 동물모델 대상으로 실험을 마쳤다. 


휴스턴대 연구팀은 2024년 9월 임상1상 진입을 목표로하고 있으며, 주사 제형 외에 혀 밑에 붙이는 필름형 백신도 개발 중이라고 지난 9월 밝혔다.


이처럼 세계 다수 연구진이 마약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과도한 기대는 이르다. 이들 백신이 아직 임상1상에도 진입하지 못한 상태이며, 과거 임상시험에서 실패한 마약 백신도 다수이기 때문이다.


마약 백신이 실제 개발이 이른다 해도 한계는 있다. 중독 치료를 도울 훌륭한 수단일 것임은 분명하지만, 중독 현상을 유발하는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요소들을 모두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백신이 표적한 마약 외에 다른 약물이 뇌에 도달하는 것은 막아내지 못한다.  


칼릭스코카를 개발한 가르시아 교수 역시 “마약 백신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며 “마약 백신을 이용한 치료에는 심리적, 사회적 돌봄 지원과 가족의 도움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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