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중국의 한 병원이 유전자 편집 돼지 신장을 사람에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이종 간 장기이식 분야에서 미국과 격차를 줄였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를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중국 북서부 도시 시안의 공군 군의대학 부속 시징병원에서 현지 의료진이 유전자 편집 돼지 신장을 69세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이식수술 후 약 1주일이 지나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환자 몸에서 돼지 신장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진단됐고 환자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는 수술 3일째부터 정상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은 이식용 장기가 부족한 문제를 완화하고 이식수술을 장기간 대기해야 하는 환자 수명을 연장할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성공 사례는 드물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금까지 신장 이종이식은 4차례에 그쳤고 모두 미국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지난해 3월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의료진은 말기 신장 질환을 앓는 62세 남성에게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세계 최초로 이식했지만, 수혜자는 수술 2개월 만에 사망했다.
미국 보건의료자원서비스청(HRSA)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미국에서 신장 이식수술을 대기 중인 환자는 8만9792명에 이르며 2023년에 이뤄진 이식수술 건수는 2만7332건에 그친다.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만성 신부전 환자가 1억3000만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2%는 말기에 접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중국에서 매년 장기이식을 대기 중인 환자는 30만명에 이르지만, 이식수술은 2만건만 이뤄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이식수술을 진행한 둬커펑 교수는 "말기 신장질환자 임상 치료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공한 획기적 사례"라며 "이종이식 실현 가능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안후이 의대병원 의료진은 지난해 5월 유전자 변형 돼지 간을 71세 남성 간암 환자에게 이식한 바 있다. 이는 뇌사 상태가 아닌 환자에게 세계 최초로 돼지 간을 이식한 사례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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