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 12곳 폐지 전제 의료일원화 사실상 '불가능'
'서남의대 하나도 힘들었는데 과연 될까-속도조절 기반 전략적 접근 필요'
2019.03.11 05:5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대한의사협회의 의료일원화 추진 원칙인 '한의대 폐지'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의한정협의체에서 논의한 것처럼 2030년에 맞춰 무리하게 의료일원화를 추진하는 것보다는 속도 조절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견해다.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조정훈 위원은 10일 의협 임시회관에서 개최된 ‘한의대 폐지를 통한 의학교육 일원화’라는 제목의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 위원은 “한의대 폐지가 의협의 의료일원화 방안이라지만 가능할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며 “서남의대 폐지를 할 때 어려움을 겪었는데 한의대 12개를 폐지하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조 위원은 “설령 12개의 한의대를 폐지한다고 하더라도 한방 교육과정을 어떻게 기존 의학교육과정에 편입시킬 수 있을지도 고민해 봐야 한다”며 “이미 2000년 의약분업 때 정부가 약속을 어긴 사례도 있다. 기존 면허자에 대한 부분도 교육일원화 후 문제 제기가 있을 경우 변질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한의대 폐지를 목적으로 무리하게 의료일원화를 추진하는 것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조 위원은 “원칙을 벗어난 의료일원화 추진은 한의계 쪽에 말려들게 될 수도 있다”며 “의학교육 일원화는 변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속도 조절과 함께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의료일원화가 될지 의료혼합화가 될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의대-한의대 교육, 75% 유사” 주장 제기되지만 ‘회의론’ 우세

의료일원화의 원칙인 교육일원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의학교육과 한의학교육의 수준차 극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앞서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이 “의대교육과 한의대교육은 75% 유사하다”고 밝힌 바 있는데, 교육일원화를 위해서는 의대 교육과 한의대 교육 간 수준 차이 극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협 한특위 이무열 위원(중앙의대 생리학교실)은 고려의대, 연세의대, 경북의대, 전남의대 등과 대구한의대, 경희대 한의대, 원광대 한의대, 부산대 한의대 등의 해부·생리·병리학 교육을 비교·분석했다.


이 위원은 “과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의학과 한의학 교육에서 양적·질적 차이가 분명히 존재했다”며 “한의학 분야에서 기초의학 교육은 이뤄지고 있지만 의학분야와는 양적·질적으로 매우 달랐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한의학에서 생리학 교육은 한 학기에 2~3학점이 배정돼 있는데 이는 의대 교수가 간호사나 의공학과에서 가르치는 수준”이라며 “의대와 한의대의 교육 내용이 75%가 같다고 하는데 질적으로 따지면 한의대 교육은 의대 교육의 5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계와 한의계가 교육일원화를 통한 의료일원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의대와 한의대 간 교육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지금으로서는 의료일원화로 가는 길이 너무도 멀다”며 “의학과 한의학의 학문적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의사가 한의사가 될 수 없듯 한의사는 의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의료정책연구소 안덕선 소장도 “한의학 교육의 문제점은 실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의료일원화로 한의대를 폐지한다고 하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한의대가 의학교육평가인증을 채우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학교육일원화를 위해 의협 한특위 차원을 넘어선 단체 간 공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의학교육협의회 한희철 회장은 “의학교육을 한다고 하면 의교협에서도 참여를 해야 하고 한의계쪽 교육협의회와의 논의도 필요하다”며 “의협 한특위가 의교협과도 공조를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의료일원화라는 방향에 대해 의협 내부의 입장 통일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의협 대의원회 이원철 부의장은 “의협 내에서 의견 통일이 필수적이다. 이전에는 협상하고자 하는 면이 있었는데 지금은 반대인 것 같다”며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영역 침범은 더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의협 한특위 성종호 부위원장은 “의한정 협의체가 지난해 무산됐는데, 의료일원화와 관련한 의료계 내부 공감대가 마련돼야 한다”며 “의료일원화 관련 설문조사도 실시할 예정인데 이를 바탕으로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대의원회를 통해 의견을 명확히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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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전이원화 03.13 10:01
    그냥 완전한 이원화 합시다. 한의사들은 그들 고유의 치료방법을 고수해야지, 양의학에서 사용하는 치료기기까지 넘보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예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각자의 영역을 잘 지키면 되는것입니다.
  • 강환호 03.11 10:42
    어렵게보이는것은 자신감이 없는것이다

    의약분업도 어찌되던가.이보다어렵지않았었다.문제는 이익훼손을우려하는것이다

    입학시부터 통합해서가르치면된다.쉽고도쉽다.남의학문을 쉽게비판하는태도는

    큰일을앞에둔책임자들로써는 바람직하지않다고본다.결정하고나면쉽다
  • 원적산 03.11 09:52
    1. 의료일원화가 필요한지 필요 없는지에 대한 양단체의 철학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 의료계의 한심한 낙관 : 가만히 두면 한의사는 고사할 것이다라는 한심한 생각.

                                    이 세상에 면허증 갖고 있는 사람이 고사하는 것 봤어요?

                                    배웠다는 자들이 방관하고 제 욕심 채우는 사이에 고통 받는

                                    것은 국민!! 무책임하고 야비한 사람들.

    한의계의 생떼 : 국민들의 생명이 당신들 떼거지의 대상이요?

                        한의사 면허 갖고 의사 노릇하겠다는 논리는 도둑놈들 한테서나

                        볼 수 있는 것이요. 당신들도 배웠으니까 양심을 갖고 생각해 보면 알것

                        아니요. 우리의 후손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뭘 해야 하는지.

    2. 교육 내용의 70%가 동일하고, 우리도 배웠다. : 양심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지요.

                        교육의 질을 따지는 것은 나중 문제고, 한의사가 되기 위해서 현대의학적

                        지식의 70%를 배워야 한다면 이미 한의사라는 자격은 스스로 부인하는

                        것이지요. 교육은 학문적 연계성이 명인데 한의사가 되는 과정중 현대의학

                        적 교육과 내용이 같은 것을 70%나 교육시킨다면 그 목적이 뭐고 철학은

                        뭐요? 단 한마디 우리도 배웠다는 빌미를 내세우기 위하여 그 많은 학생들을

                        희생시킨다?

    3. 현대의학은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세의학적 발전을 통해서 예측의학을 향한 빠른 발걸음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한심한 일로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딱 한곳 대한민국 밖에없다.



    무당과 같은 생각을하면서 첨단 과학의 세상에서 한판 놀겠다는 것은 요즘 정치하는 사람들 생각에 비추어 보면 바로 적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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