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명·전문 과목명도 시대 따라 진화
2011.08.11 22:11 댓글쓰기
언뜻 보면 글자 한두자 변경된 것처럼 보이지만 해당 학회와 관계자들은 엄청난 길을 돌아왔다.

최근 진료과목 '정신과'가 '정신건강의학과'로 개명됐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회원들의 뜻을 모아 추진해온 개명안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 6월 국회를 통과한 후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된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그 동안 개명을 추진해온 것은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 편견을 해소함으로써 국민의 정신 건강을 증진시켜야 한다는 절박한 필요성과 사명감 때문이라며 관련 학회는 고무적이다.

최근에는 정신분열병이라는 병명이 '조현병'(調絃病)으로 바뀌었다.

이로써 지난 17년간 대한의학회 회원학회 중 본회의 심의를 통해 학회명칭(국문)이나 전문과목 명칭을 개정한 학회가 오랜 길을 돌아 결실을 속속 거두고 있다.

이를 살펴보면 그 동안 대한순환기학회는 대한심장학회, 한국농촌의학회는 한국농촌의학.지역보건학회로 변경됐다. 대한소아과학회는 학회명은 변동 없었으나 전문과목명은 소아과에서 소아청소년과로 이름을 바꿨다.

대한병리학회 역시 학회명은 그대로였으나 해부병리과에서 병리과로 전문과목명을 변경시켰다. 대한방사선의학회는 대한영상의학회로 바뀌면서 전문과목명도 진단방사선과에서 영상의학과로 변경됐다.

마찬가지로 대한치료방사선과학회도 대한방사선종양학회로 새 옷을 갈아입으며 과목명도 치료방사선과에서 방사선종양학과로 이름을 달리했다.

대한임상병리학회도 대한진단검사의학회로, 동시에 기존 임상병리과도 진단검사의학과로 개정됐다. 대한외과학회의 경우 전문과목명만 일반외과에서 외과로, 대한마취과학회도 전문과목명만 마취과에서 마취통증의학과로 바꼈다.

대한생화학회는 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로, 대한정맥마취학회는 대한마취약리학회로, 대한불임학회는 대한생식의학회로 개정됐다. 이외에도 한국의료윤리교육학회는 한국의료윤리학회로 명칭을 바꿨다.

신경정신의학회 관계자는 "세월이 흐른만큼 신경정신과라는 진료과목명이 일반 대중에게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회원들 의견을 수렴하면서 적합한 명칭을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신경정신의학회 또 다른 관계자는 "개명 확정 후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정신과 편견 해소 및 국민정신건강 증진활동을 더욱 강화, 정신질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미 수년 전 변경된 '소아과'라는 명칭은 시대적 흐름에 자연스럽게 부합한 경우다.

영유아기만 진료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때문에 소아청소년과라는 과명칭 변경을 통해 기존 고정관념인 영유아기 진료뿐 아니라 청소년기 질환까지 그 진료 영역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은 것이다.

소아과학회의 관계자는 "요즘에는 초등학생에게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것이 보편적일 정도로 빠른 신체적 성장을 보이고 있는 추세"라며 "'소아'라는 명칭의 개념과 그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에서 소아청소년과로의 개명은 어찌보면 늦은감이 없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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