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떠나고 직종 바꾸겠다는 간호사
병원간호사회, 이직 희망자 분석…'업무 부담 가중에 보람 못느끼는 조직문화'
2012.03.20 20:00 댓글쓰기

간호사 수급 어려움이 의료계의 고질적인 문제가 된 가운데, 이직을 결심한 간호사의 42.9%가 간호직을 떠나 새로운 일을 하겠다고 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11년 한 해 동안 병원간호사회가 이직을 결심한 70여 명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병원간호사의 이직패러다임 연구 결과, 간호사들은 업무 관련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이직을 결심하며 이 중 상당수 간호사는 직종의 변환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간호사회는 국내 종합병원과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70여 명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참여자 중 77.1%가 대학병원에 근무하고 있었으며 1000병상 이하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는 57.1%였고, 이들 중 92.9%가 직위가 없는 일반 간호사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직을 결심한 간호사들의 42.9%가 ‘간호직과는 전혀 다른 직장을 찾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타 병원에서 간호직을 계속하겠다’는 응답이 34.3%, ‘건강회복’이 32.9%, ‘진학 후 공부하겠다’는 응답이 31.4%, ‘결혼’이 24.3%, ‘학교나 의무실로 가겠다’는 응답인 21.4%, ‘출산 및 육아’와 ‘이민’이 각 18.6%, ‘아무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1.4% 순이었다.

 

의료현장의 든든한 한 축이 되어야 할 일반 간호사들이 이렇게 이직을 결심하는 가장 큰 요인은 ‘과중한 업무로 인한 부담감’이었다.

 

이직을 결심한 병원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62.9%가 ‘업무관련 스트레스가 많다’고 답했다. ‘간호업무량이 많고 힘들다’는 답은 60%, ‘근무 시간이 3교대로 일정치 않아 생활이 힘들다’는 44.3% 순이었다.

 

연구팀은 “간호사가 이직을 결정하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게 경험하는 사회 심리적 현상을 분석한 결과, ‘미래에 대한 기대 없음’이 중심현상으로 ‘충분하지 못한 보상’, ‘롤모델 없음’, ‘단순한 업무로 지겨움’, ‘역할 갈등으로 말미암은 자존감 상실’, ‘과중한 업무로 말미암은 부담감’ 등이 주요 인과적 요인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또 “‘경직된 간호조직의 문화’, ‘의사와의 계급관계’와 같은 조직체계에 의한 문제가 맥락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분석은 이직을 번복할만한 조건을 꼽으라는 설문 조사 결과와도 일치했다. 이직결심을 철회할 수 있을만한 조건을 꼽으라는 설문에 응답자의 60.9%가 ‘휴식기회 제공’을, 58.0%는 ‘상근직 근무부서로의 이동’을, 55.1%는 ‘근무환경의 개선’을 꼽았다.

 

병원간호사회는 간호사의 이직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조직차원의 지지’를 꼽았다. 그중에서도 중간 그레이드 간호사들에게 특별히 더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간호사회는 “많은 간호사가 업무가 힘들어 이직을 결심하지만, 그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조직과 타인의 지지가 부족하다. 간호사로 자부심을 느끼면서 일할 수 없는 조직문화가 이직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 “특히, 선배와 후배 사이에서 과중한 업무 부담을 안고 있는 중간 그레이드 간호사들은 업무 능력에 비해 승진이나 보상이 충분히 않아 힘들어하고 있었다”면서 “게다가 롤모델이 되지 못하는 윗년차들의 안일하고 지시적인 행동에서 과중함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병원간호사회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간호사 이직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직원 면담을 실시하고 ▲면담  전에 설문조사를 시행하고 ▲500병상 이하 종합병원 대상으로 ‘이직요인’을 해당 병원에 맞춰 분석할 틀을 개발할 추가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병원간호사회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병원간호사의 이직 예방을 위한 전략을 공개했다. [아래 표]

 

 

 

                    

                                      간호사 이직 예방전략

 

근거이론을 바탕으로 한 질적연구와 이를 보편화하기 위한 서술적 조사연구인 양적연구를 통한 이직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직예방을 위한 전략은 다음과 같다.

 

1.직무자체의 버거움과 힘듦을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한다.

 

2.이직이 확고해 지기 전에 조직의 지지와 구성원의 지지체계를 가질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든다.

 

3.병원 내 경력간호사의 업무분산이 필요하며, 승진이나 보상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4.오랜 경력을 갖고 롤모델이 되지 못하는 경력간호사 관리와 이들을 위한 리더십 교육이 필요하다.

 

5.간호관리자들이 지속적인 상담과 평가를 통하여 직무와 조직환경을 평가하여 문제점들을 직시하고 탄력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다.

 

6.병원 근무 간호사의 잠재적 이직자가 과반수 이상을 보이기 때문에 이들이 미래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마련한다.

 

7.필요시 정기적인 부서이동을 통해 새로운 분야를 경험하게 한다.

 

8.이직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병원마다 병동마다 직무와 조직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이직자 대상으로 면담가이드 설문을 활용하여 면담을 진행하고, 이직원인을 파악하여 이직을 예방하고 잠재적 이직을 사전에 예방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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