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벌제 등 의료윤리 강화…간호윤리는 어떨까
2011.09.09 21:47 댓글쓰기
#1. 울산대병원- 행정업무에만 집중하는 간호사, 베드사이드 케어만이 최고의 간호라고 생각하는 간호사 간에서 발생하는 갈등.

#2. 동국대일산병원 - 어느 신규간호사의 투약사고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수많은 딜레마 속에 놓인 간호사들.


리베이트 쌍벌제와 성범죄자 의사면허 취득 및 의료기관 취업 제한 내용의 법안 발의 등 의료계에 윤리의식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간호사들이 '간호윤리' 제고에 나섰다.

딱딱한 탁상 논의가 아닌 병원 현장에서 실제 직면하게 되는 간호윤리 상황을 전국 간호사들이 직접 전하는 상황극을 통해서다.

병원간호사회는 8일 건국대병원에서 대학병원급 간호사들이 직접 공모를 통해 선정된 8개 간호윤리 상황을 직접 연기하며 고민하는 자리를 가졌다.

윤리이론과 원칙에 대한 정보는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지만 간호 현장에서 실제 윤리적으로 사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공감대에서 출발했다.

간호 주체는 간호사이지만 구경꾼에만 머물러 있는 경우가 적지 않고 교과서에서 미처 담지 못하는 일상적 간호윤리의 필요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병원간호사회는 지난 5월 전국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상황극 공모를 시작, 응모된 43개작을 심사했고 중요한 이슈와 생각거리를 제공해 줄만한 최종 8편을 선정했다.

이날 순천향대 간호대학 엄영란 교수는 "윤리라고 하면 낙태와 안락사, DNR(Do not resuscitation) 등 큰 이슈만을 떠올리게 마련"이라면서도 "윤리는 일상적 간호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다. 알고 있는 윤리적 정보를 생활 속에 어떻게 녹여내는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상황극의 경우 줄거리와 영웅, 주인공이 없어 관객인 간호사들 스스로가 그 의미를 깨닫는 계기가 돼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그는 "간호는 상호적인 것이다. 자기들만의 언어로 전하는 간호윤리적 상황을 공유하면서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나름의 답을 얻게 된다.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어떻게 다른지 눈을 열 수 있는 기회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환자중심의 윤리가 최우선으로 고려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간호사와 환자 모두가 대등하게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엄 교수는 "물론 간호에 있어 환자 중심이 우선이지만 관계 형성에서는 간호사와 환자 모두가 대등하게 고려돼야 한다"면서 "의무와 책임만이 아니라 행복을, 표준과 지침 준수를 넘어 이상향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병원간호사회에서는 이와 더불어 내년도 사업의 일환으로 사례집 제작을 계획 중이며 이 같은 현장에서의 간호윤리 사례를 녹여낸다는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대학병원 간호사는 "우리병원에서도 일어나는 일이 다른 병원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구나 싶어 많은 위안이 됐다. 간호사로서 나를 돌아보는 자리였다"면서 "현장 간호윤리에 대한 그간의 간호사들의 고민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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