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간호사 산재 승인, 폭력 근절 계기돼야'
2006.07.18 03:09 댓글쓰기
의사 및 수간호사의 비인격적 대우를 비관해 자살한 간호사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를 승인한 가운데 보건의료노조가 이를 두고 “병원 내 인권 향상의 중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광주본부는 지난 17일 “비인격적인 대우가 너무 힘들다며 지난해 목숨을 끊은 화순전남대병원 전모 간호사에 대해 업무상 스트레스를 인정, 산재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전씨의 산재 승인은 지난 11일 정신과 전문의 5명이 모여 업무상 스트레스와 자살의 연관성 등에 대해 조사한 뒤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었다고 판단, 최종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노조측은 “자살 경위에 대해 자체 조사한 결과 의료진의 비인간적인 인격 모독적 대우와 병원측의 폭력적인 노무관리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결론지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유족측은 지난달 근로복지공단에 유족보상 청구서를 제출했고 약 한달여가 지난 지금, 산재 승인을 얻어 냈다.

이번 산재 인정에 대해 보건노조는 “병원 내에서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간호사에 대한 비인격적 대우와 언어를 비롯한 신체적 폭력 등 업무상 스트레스가 산업재해로 인정된 최초의 판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보건노조는 “화순전남대병원 사건은 병원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얼마만큼 비인격적 대우와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고통 받으면서 일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줬다”고 성토했다.

노조에 따르면 2004년 수술간호사회에서 250개 이상 병동을 가진 전국 대형 병원의 수술간호사 7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의사의 언어폭력으로 인한 간호사들의 스트레스는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병원 내 폭언·폭행, 인격모독, 직무상 스트레스, 열악한 근무환경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이어지며 이는 의료서비스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노조는 "향후 병원 내 폭력 근절과 간호사 인권 향상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근로복지공단 광주본부의 이번 판결을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아울러 "과도한 노동 강도로 업무 스트레스를 부르는 병원 내 부족한 인력 문제와 열악한 작업 환경, 성과 위주의 병원 운영 문제 등 총체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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