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미국 송출' 해프닝으로 끝나나
2006.10.26 21:59 댓글쓰기
향후 5년간 한국 간호사 1만명을 미국병원에 취업 시키고자 했던 산업인력공단의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산업인력공단은 지난 4월 미국 뉴욕의 세인트존슨 병원과 한국 간호사 1만명의 취업과 관련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의 주요내용으로는 향후 5년간 1만명의 유급인턴 간호사를 미국 뉴욕 소재 병원에 파견하고 이를 위해 산업인력공단은 간호사 모집과 교육을 담당한다는 것.

하지만 이들 간호사에 대한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한국 간호사 1만명의 미국 송출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공단의 송출 계획이 무산될 경우 미국 취업 기회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믿고 미국 간호사자격 시험 준비에 들어가는 등 미국 진출 준비를 해온 간호사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한국 간호사 송출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간호사에게 미국 국무부가 내주는 J-1비자의 '본국 귀국 의무' 단서를 면제해 체류기간을 연장해줘야만 가능하다.

그러나 공단와 송출 계약을 맺은 또다른 미국쪽 파트너인 마전엔터프라이즈는 현재 J-1비자 승인 비용 책정 및 관련 법규 변경에 따른 문제 등으로 송출계약의 첫 관문인 비자 신청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 병원 측은 이미 지난 8월말 공단에 "J-1비자의 본국 귀국 의무 면제 승인이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어 관련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통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산업인력공단도 현재 '11월 안으로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더이상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워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앞으로 한 달여 안에 특별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간호사 1만명 송출 계획은 백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인력공단이 추진한 간호사 1만명 송출은 계약 당시부터 무모한 계획이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간호사들의 미국취업을 위해서는 미국간호사협의회가 주관하는 자격증을 따야하고 서울에 사무소가 개소돼 한국에서도 시험을 볼 수 있지만 1년에 1000여명의 합격자를 배출하기도 어려운 상황.

따라서 향후 5년간 아무리 합격자수를 많이 잡아도 5000명 수준으로, 1만명은 사실상 실현불가능한 규모라는 계산이 나온다.

대한간호사협회 역시 "전체 간호인력이 21만명이지만 실제 송출가능대상 간호사는 8만명에 불과하다"며 "이 상황에서 단기에 1만명을 송출한다는 계획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은 "미국 진출을 위한 미국간호사 시험 합격자수는 아무리 많이 잡아도 5년 간 5000여명을 넘길 수 없다는 점에서 1만명이라는 송출 규모는 애초부터 허수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간호사 송출 계획은 싱거운 해프닝으로 끝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충분한 사전검토없이 계약부터 체결한 공단은 공신력 저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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