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의 '간호진단' 정확히 알린다'
2007.03.14 21:55 댓글쓰기
의료법 전면 개정을 앞두고 정부는 물론 각 직역간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오늘(15일) 공청회 불참을 신호탄으로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간호진단, 유사 의료행위 인정 등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논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간호협회 대표로 참석할 김기경(연대 원주의대 간호학과) 교수는 14일 “간호사를 의료인으로 분류했지만 지금까지 그 업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었다”면서 “이를 규정한 간호진단에 대해 공청회를 통해 정확히 알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개정안이 의사·간호사·조산사 등의 업무를 비교적 명확히 나누고 있다”며 “입법예고안이 100%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보건의료체계를 시대 환경에 부합하도록 하기 위한 중요 조치들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기경 교수는 앞서 “누더기 법안으로 여겨져 왔던 의료법이 전면 개정되는 과정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의사들이 좀 더 개방적으로 간호사를 전문 직업군으로 인정하길 바란다”고 못박았다.

“이미 간호사 교육과정에서 간호진단이라는 학문을 배우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도 맥을 같이 한다.

복지부는 당초 시안에 명시된 ‘간호진단’이라는 용어를 ‘의사 ·치과의사·한의사의 진단후 요양상 간호를 행하는 데 있어 선행하는 간호적 판단’으로 바꿨지만 이는 아직도 뜨거운 감자다.

현재 의사협회는 “미국의 극히 일부 주에서, 실시되고 있는 ‘간호진단’을 우리나라에서 전격적으로 실시하려 한다”면서 “간호진단이라는 개념은 결국 간호사들의 의료원 개업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기경 교수는 “간호사가 의사들의 영역을 침범한다고 단정짓는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그럴 수도 없고 그럴 의사도 없다”고 반박했다.

단, “이러한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둔다. 이번 기회에 감정적인 대응에 앞서 각자의 입장을 합리적으로 전달하는 문화가 의료계에도 정착될 수 있길 바란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기경 교수는 의료법 개정안 저지를 목표로 의사협회가 간호조무사협과 공조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서도 지적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의협이 자기 발등을 찍는 셈”이라면서 “만약에라도 진료보조에 대한 요구가 법적으로 구체화됨으로써 점차 간호조무사들이 제도권으로 진입하게 되면 쉽게는 임금, 복지 등 그들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입법예고 마감기한을 열흘 정도 앞둔 상태에서 마련된 공청회가 적지 않은 마찰음을 잠재우고 생산적인 담론의 장으로 펼쳐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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