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병·의원과 호화 보건소 그리고 일차의료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최신 장비 등 갖추고 경쟁하면 의료전달체계 정립 요원'
2015.10.20 20:00 댓글쓰기

“어떤 보건소는 준종합병원 수준에 이르는 곳도 있을 정도다. 일선 동네병원보다 시설 및 장비를 더 최신식으로 갖추고 있기도 하다. 일차의료 살리기가 순조롭게 이어질리 만무하다.”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이 20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몸집 불리기는 물론 일반진료에 치중하는 보건소 행태에 답답함을 넘어 강한 불만을 피력했다.

 

김숙희 회장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과 마찬가지로 일반진료에 집중하는 보건소가 적지 않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다른 분야에서 의사들의 고유 영역을 계속적으로 침범하려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이는 국민 건강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접근성, 편의성 등에만 무게중심을 둔다고 하자. 과연 국민을 위해 옳은 것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동네병의원과 경쟁하는 보건소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의료전달체계 정립은 요원하다”고 단언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서울지역 구(區) 보건소의 경우, 지자체 소속이고 해당 구청 입장에서는 만성질환관리에 한해서만 이뤄지는 것이기에 의료계의 우려가 지나치다며 선을 긋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화됐다. 지난 메르스 사태 발생 당시 서울시 노원구청이 메르스 임시진료소를 개설하면서 의사가 아닌 간호사에게 선별진료를 하도록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선별진료 단계부터 감염병 관리에 구멍이 뚫릴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되기도 했다.

 

노원구의사회는 당시 “메르스 의심환자를 정확히 구별할 수 없는 불법진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주민을 무시하는 전시·면피 행정”이라는 내용을 담은 항의 공문을 발송했다.

 

서울시의 공공의료 확충 정책은 보건소 일반진료 집중과 무관치 않다. 시의 정책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보건지소 확대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바로미터다.

 

"보건분소나 지소 늘어나면서 주변 의료기관 경영 심각한 타격"

 

김 회장은 "보건분소나 지소가 하나 둘씩 생길 때마다 인근 의료기관은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동네의원이 많은 지역에 보건지소를 설립하는 것은 선심성 행정”이라며 “일반진료를 하지 않겠다는 서울시의 공약이 공염불에 그쳐선 안 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다행히 공공의료 확충 프로그램의 일환인 '착한 아이 열 내리기' 사업은 최근 서울의료원장을 만나 추진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론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이 사업을 두고 중랑구의사회와 서울의료원 입장 차가 첨예해 갈등 국면에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 서로 협조키로 하고 향후에도 중랑구의사회와 논의를 거치는 방향으로 매듭을 지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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