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과 병원의 경쟁 구도를 깨야 하는데…
김용익 의원 '기능 측면서 해법 모색' 주장…정부・병원계 '현실적 어려움'
2016.01.28 20:00 댓글쓰기

동네의원과 중소병원의 경쟁과열 양상을 타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병원계는 과도한 규제로 비춰질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좁혀지지 않는 의견에 개혁안 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용익 의원실과 한국보건행정학회(회장 김창엽)는 28일 '병상공급 관리와 의료전달체계'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김 의원이 앞서 발의한 1차 의료 활성화법안과 병원 신규진입 규제법안 등 전달체계 개편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김 의원은 "의료전달체계에서 과당경쟁 등의 질서 문제를 풀기가 참 어렵다. 핵심은 의원과 병원의 기능 문제"라며 "의원은 진료 중심, 병원은 입원 중심으로 철저히 구분하고, 신규 중소병원의 진입을 막으며 병원이 적절한 규모를 갖출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화두를 던졌다.

 

학계는 이를 받아 300병상 미만 중소병원 간 합병 허용 및 비영리법인 청산을 위한 규제완화, 병상자원 관리를 위한 총량제 도입, 기존 중소병원의 병상공급 구조 조정 등 개혁안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이진석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국내 병상 수요공급 현황은 총량 과잉, 적정규모 부족"이라고 진단하면서 "급성기 병상의 34%만 300병상 이상 병원에서 공급하고 있다. 상당수 병원이 구조적 비효율 상태에 처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폐쇄형 병원-전문의 개업구조 개선, 동네의원과 병원의 기능 재정립, 동네의원의 일차의료서비스 역량 강화, 중소형 병원의 공급과잉 해소를 과제로 제시하며 "현 병상자원 관리 실패는 정부 정책의 실패 혹은 부재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박수경 책임연구원은 해외의 병상 규제 등에 대한 사례를 통해 의료기관 진입기준 강화, 퇴출기전 마련, 관련 예산 및 수가제도 개선, 병원의 의료질 제고 등의 요구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협회 및 정부 관계자들은 난색을 표했다. 병상관리를 위해 100병상 내외 중소형 병원의 구조개편을 강제하고 적절한 지원을 위한 재원마련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한병원협회 조한호 부회장은 "원칙적으로는 동의하지만 지금까지 지방 중소행정구역에서 100병상 전후 의료기관들을 유지・운영해온 곳에 먼저 박수를 보내줘야한다"면서 "300병상 미만의 중소병원 인력수급 및 경영적 어려움이 극심하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조 부회장은 "300병상 이상 의료기관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적으로 갖춰야할 시설이 존재하는데다 일정 수준 이상의 유동인구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기능 재정립 등 개혁의 부작용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또한 신중한 검토와 논의가 이뤄져야한다는 반응이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이영훈 과장은 "규제완화를 강조하는 시기에 파격적인 규제로 읽힐 수 있어 정부 차원에서는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싶다"고 전했다.

 

더구나 "굉장히 중요한 정책의 실마리일 수 있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지역・환경적 변화 등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과 조정이 이뤄지면서 시장 메커니즘과 다양한 경쟁관계를 보고 판단을 해야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한편, 김 의원은 토론회 말미에 "기존 병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법안을 마련했다. 오히려 기득권 챙겨준다는 비난에 직면할지도 모른다"며 "입원과 외래시장이 완전히 분리돼 보완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해 법안 통과 의지를 간접적으로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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