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극적 타결···병원계 총파업 철회
보건의료노조-복지부, 협상 11시간 만에 합의···'간호사 근무환경 전환점 마련'
2021.09.02 06:1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정부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간 최종 교섭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오늘(2일) 오전 7시부터 예정됐던 파업이 철회됐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만큼 엄중히 대응해야 한다는데 양측 의견이 모아진 덕분이다. 이로써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국립중앙의료원 등 공공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고대의료원·이화의료원 등 전국 136개 의료기관에서의 ‘의료대란’은 피하게 됐다.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는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공공의료 강화, 보건의료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합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서울 여의도 의료기관인증평가원에서 지난 1일 오후 3시부터 막판 협상 줄다리기를 이어오다 약 11시간 만에 가까스로 의견차를 극복했다.


13차 교섭이었던 2일 오전 2시 15분경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양측은 협상에서 최종안을 제시하고, 공전을 거듭하다가 내부 논의 후 수용키로 입장을 정리했다.
 
지난 12차례에 걸친 협상에서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핵심 사안은 공공의료 확충 시행 세부계획 및 코로나19 대응인력 기준 세부계획 마련·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교육전담간호사 확대·야간간호관리제도 확대 등 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부터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튼튼한 감염병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국민적 요구이자 국가적 과제라는 사실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합의에 급물살을 탔다.


나순자 보건노조위원장은 “의료인력 갈아 넣기식 대처와 땜질식 인력 운영을 극복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 만큼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나 위원장은 “노정교섭 타결로 산별총파업은 철회하지만 아직 의료기관별 현장 교섭이 남았다. 이달 7일까지 현장교섭을 완전 타결하기 위한 집중교섭기간으로 정하고 원만한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권덕철 복지부장관은 “그 동안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면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환자의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는 공통의 목표와 인식이 있었기에 대화와 소통을 통한 합의안 마련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3차례에 걸친 오랜 논의 끝에 마련된 합의된 사항인 만큼 정부 역시 관계 부처, 국회 등과 성실하게 협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공공의료 강화‧보건의료인력 문제 해결”


양측은 합의문에서 코로나 극복과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공공의료 확충, 보건의료인력 확충 방안을 성실히 협의했다는 사실을 강조,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합의 내용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

 

먼저 신종 감염병 진료체계 구축을 위해 2024년도까지 권역 감염병전문병원(4개소)을 설립·운영하고, 이와 함께 권역 감염병전문병원 3개소를 추가, 확대키로 했다.


추가 확대될 2개소서는 추진 계획 확정 및 2022년 설계비·사업비 등 예산을 확보하며 그 외 1개소(제주권)는 필요성 검토를 위한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의 목표 시일(2026년 완공) 내 신축 완료를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한 예산 확보 및 총 사업비 조정 등을 재정당국과 협의토록 했다.


합의에 난항을 겪었던 코로나19 중증도별 근무 당 간호사 배치 기준을 보건의료노조가 제시한 인력기준을 참고해 9월까지 마련하게 된다.


배치기준에 따라 병상확보 및 환자배분에 활용하는 등 효과적인 감염병 대응이 가능토록 체계화하기 위해 세부적인 실행방안을 실무 논의를 통해 10월까지 별도 갖추게 된다.


감염병전담병원은 지정된 기간 동안 새로운 인력기준을 적용하고, 이에 따라 인력조정이 있는 경우에는 손실보상금을 조정키로 했다.


향후 감염병전문병원·중증환자 치료 등 신종감염병 대응 병상자원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의료인력기준 마련을 위한 정책연구도 추진된다.


코로나19 등 감염병 상황에서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 등 보건의료인력의 노동가치를 적정하게 보상할 수 있도록 감염병 대응 의료인력 지원금(생명안전수당[감염관리수당])을 제도화한다.


이를 위해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률 개정 및 예산을 확보해 2022년 1월부터 시행한다. 재원은 전액 국고로 지원하게 된다.


2025년까지 70여 개 중진료권마다 1개 이상의 책임의료기관을 조속히 지정 운영한다. 지역주민의 강한 공공병원 설립 요청이 있는 지역(울산, 광주, 대구, 인천, 동부산, 제천 등)의 공공병원 설립은 해당 지방자치단체, 재정당국 등과 논의를 거쳐 추진한다.


의정부의료원, 영월의료원 및 삼척의료원 등 이전 신축을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와 적극 협의·지원한다.


중증응급 대응이 가능하도록 적정 규모로의 확대가 필요한 마산의료원, 서산의료원 등(400병상 이하 규모) 지방의료원 및 적십자병원에 대해서는 증축 계획을 조속히 수립해서 시행키로 했다.


기존 확정·발표한 대책 외에도 추가 필요 사안에 대해서는 보건의료노조 등이 참여하는 ‘(가칭) 공공의료 확충 및 강화 추진 협의체’를 구성해 공공의료 확충 및 강화 상황 점검, 문제점 개선 등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경주할 예정이다.


코로나 대유행 상황을 고려하고, 의정 및 사회적 논의를 거쳐 지역, 공공, 필수분야에 적당한 의사인력이 배치될 수 있도록 진료환경과 근무여건 개선방안을 마련하면서 공공의사인력 양성, 지역의사제 도입 등을 포함한 의사인력 확충 방안을 마련·추진한다.


간호서비스 질 향상과 간호인력 처우 개선을 위해 현재 간호등급 차등제를 ‘간호사 1인당 실제 환자 수(ratios) 기준’으로 상향 개편될 예정이다.


해당 개편 방안은 2022년 내 마련해 2023년 시행하되, 구체적 시행시기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최종 확정짓기로 했다.


개편안은 근무조 별 간호사 1인당 실제 환자수(ratios)를 적용하는 방안을 포함해 병원계, 간호계, 노동계 등이 참가하는 실무 협의체를 구성해서 논의된다.


간호등급 미신고 의료기관 현황 등을 분석해서 병의원 행태 변화를 유도하고 그럼에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에는 감산 폭을 조정키로 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참여를 희망하는 300병상 이상 급성기 병원에 대해 전면 확대하는 방안을 2022년 상반기 중 마련하고, 2026년까지 시행한다.


야간간호료 및 야간전담간호사관리료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2022년 1월부터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모든 의료기관에 대해 적용한다.


의료법 제2조 제2항에 의거해 의료기관 현장에서 벌어지는 대리처방, 동의서, 처치·시술, 수술, 조제 및 복약지도 등 무면허 불법의료행위도 근절토록 했다.


의료현장에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지시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사와 진료지원인력 면허에 따른 업무범위를 정하고, 공청회를 거쳐 의료현장에서 적용 가능성을 검증해 2023년부터 적용한다.
 

이 외에 의료기관 주 5일제 정착과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해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토요일 외래진료 현황 파악을 통해 노정이 협의해서 개선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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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ㅎㅎ 09.02 15:44
    역시, 의사보다 훨씬 머리좋고 정치 잘하는 보건의료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