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미래의학' 시공간 초월 현실로!
상상 속에만 머물렀던 진단법·치료법·기기 등 속속 등장
2015.04.13 12:35 댓글쓰기

시간여행 영화의 최고작으로 평가받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과거여행을 다뤘던 1편에 이어 25년 후 미래여행을 담은 2편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당시만 해도 허무맹랑하게 느껴졌던 정보기술 제품이 스크린 곳곳을 수놓으며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주인공이 대형 평면 벽걸이 TV를 보며 깜짝 놀라고, 서로의 얼굴을 보며 화상통화를 하는 장면도 나온다.


당시 주인공 일행이 타임머신을 타고 도착한 시점은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015년. 영화 속 장면들이 현실에서 일상이 된지는 이미 오래다. 공상의 현실화는 의료 분야도 마찬가지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진단과 치료들이 임상현장에 속속 등장하며 인류 최대의 과제인 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시키는 중이다. 작금의 비약적 발전 속도를 감안, 미래의료는 어떤 모습일지 전문가들의 고견을 토대로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처방 내리는 컴퓨터
가장 가까운 미래로는 컴퓨터가 의사를 대신해 처방을 내려주는 상황이 연출될 전망이다.


컴퓨터는 엄청난 분량의 암 정보, 임상결과 및 최신 논문들을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가 작성한 진료기록을 분석해 최적의 치료법을 제안한다.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의학정보 지식의 한계를 초월하고, 사례분석을 통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방법을 제시해 주는게 이 컴퓨터의 가장 큰 장점이다.


‘왓슨(Watson)’이라고 불리는 이 컴퓨터는 이미 개발돼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미국 MD앤더슨 암센터 의사들이 사용 중이다.


MD앤더슨 연구자들에 따르면 왓슨이 제시한 200명 백혈병 환자에 대한 치료법은 의사의 판단을 기준으로 80%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나타냈다. 부정확했던 경우는 3% 이하였다.

 

간호사 사라지는 입원실
간호사가 수시로 혈압과 체온을 재고 환자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입원실을 들락날락하는 모습은 더 이상 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환자가 누워 있는 침대가 간호사들의 역할을 대신해 주기 때문이다. 침대가 인식하는 모든 정보는 간호스테이션에 자동으로 전달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생체와 환경을 인식하는 입원실 시스템은 현재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이 침대는 환자의 부재 유무는 물론 침대에 용변을 보거나 땀을 많이 흘렸을 때 습도센서가 이를 인지해 시트를 갈아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다.


뿐만 아니라 환자의 호흡, 심박수 등 기본적인 생체 신호를 감지하고, 코를 심하게 골거나 뒤척이는 경우에도 관련 신호가 간호사에게 전달된다.

 

동네 편의점 응급실 도래 예고

머지않은 미래에는 편의점마다 응급실이 입점할 수도 있다.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만족도가 낮은 응급의료 인프라를 높이기 위함이다.


전국 편의점 수는 약 2만5000개. 이 곳에 응급용 부스를 설치, 공휴일이나 야간에 굳이 병원을 찾지 않고 진료를 볼 수 있는 개념이다.


물론 중증외상 등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경우 응급실을 찾아야 하지만 어린이 고열, 복통 등은 편의점에 설치된 원격의료 장치를 통해 직접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를 들러 업고 응급실에서 몇시간씩 발만 동동구르던 기억이 있는 부모나 그런 부모에게 미안함을 느껴야 하는 의료진 모두에게 필요한 시스템이다.


편의점 응급실은 기술적으로 이미 현실화 단계다. 다만 안전성, 전문가 단체 반발 등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사람의 기억 원격조정

사람의 기억을 빛으로 지우는 일도 가능해진다. 빛(opto)과 유전학(genetics)을 결합한 광유전학(optogenetics)의 발전으로, 뇌 신경세포를 조절할 수 있게 됐다.


TV 리모컨의 작동 원리와 유사하다. 뇌 속에서 리모컨과 수신기 같은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개념이다. 즉 감각과 행동을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기술은 채널로돕신이라는 단백질을 신경세포에 주입한 후 활성시켜 빛만 주면 신경세포가 활성되고 이를 이용해서 행동을 조절한 미국 스탠퍼드대학 칼 다이서로스 교수의 연구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전기자극이나 약물 등을 통해 신경세포를 활성화하고 조작하는 방법은 수 차례 시도됐지만 원하는 세포 외에 다른 곳에도 작용하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빛은 우리가 원하는 부위에 원하는 시간 만큼만 빠르고 정확하게 쬘 수 있고, 또 끌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고 신속하게 이를 조절할 수 있다.

 

치료용 캡슐 현실화

의학과 나노기술의 만남 역시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물을 예고 중이다.


몸에 부착하는 나노 패치는 파킨슨병과 같은 운동 장애 질환의 발병 여부를 모니터링할 수 있고, 그 결과를 메모리에 저장해 진단과 약물 투약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다.


이 패치는 피부와 비슷하게 25% 정도까지 늘어날 수 있는 센서, 메모리 소자, 히터 등의 전자소자로 다양한 나노 입자를 주입, 약물 전달 등의 치료까지 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작은 우주선이 혈관을 돌아다니며 암세포나 세균을 제거하는 영화 속 장면도 현실화된다. 탄소나노튜브 표면에 고분자 막을 씌워 체내에 약물을 운반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기술이 이미 발명됐다.


고분자 막을 표면에 씌운 탄소나노튜브는 혈관에 붙지 않고 낱낱이 떨어져 혈관을 떠다닌다.  이는 코팅된 프라이팬에는 음식물이 잘 달라붙지 않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새 간(肝)으로 바꿔 주세요!

손상된 장기를 회복시켜 보겠다고 꿰매거나 뚫거나 자를 필요가 없다. 새 장기로 끼워 넣으면 그만이다. 아픈 기억을 끌어안고 괴로워할 필요도 없다. 새기억으로 바꿔 넣으면 된다.


3D 프린팅 기술과 의학의 만남은 상상을 초월케 만든다. 조직세포나 줄기세포를 직접 3D 프린팅해서 인공장기를 제작하는 ‘바이오 프린팅’ 기법은 생각만 해도 흥분되는 미래다.


특히 3D 프린팅 기술은 단순 형체 모방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인체조직과 동일한 인공장기 제작도 가능하다.
세계 각국에서는 바이오 프린팅을 이용한 인공장기 제작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이미 실험실 단계에서 인공 간, 인공 신장 등의 제작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도 들여온다.


인공장기를 만들 수 있다면 공여자만 기다리고 있는 심부전이나 신부전 같은 수 많은 말기 장기부전 환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희소식이 될 것이다.

 

꿈의 의료장비

미래의료 종지부는 영화 엘리시움(Elysium)에 등장하는 꿈의 의료장비다. 2154년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에는 첨단 의료장비가 시선을 끈다.


MRI 모형으로 생긴 이 의료장비는 단 한번의 짧은 스캐닝만으로 백혈병을 10초 만에 완치시키고, 수류탄에 손상을 입은 얼굴도 재생시킨다.


이 기계에 누우면 어디가 아픈지 바로 확인하고 고통 없이 모든 치료가 이뤄진다. 그것도 1분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 말이다. 그 어떤 질병도 고치는 만병통치 의료기기다.


의사나 간호사가 필요없다. 약이나 수술은 더더욱 불필요하다. 집집마다 비치돼 있는 이 장비만 있으면 생명을 되살리는 일 외에 모든 치료가 가능하다.


사실 이 장비는 현재 의료기술로는 실현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동안 영화 속 의료가 현실화 되는 사례를 적잖았다. 더욱이 영화 속 배경인 150년 후에는 실현될지도 모를 일이다.

 

200세 장수시대

모름지기 불로장생(不老長生)은 과거나 현재 전인류의 최대 숙원이다. 늙지 않고 오래 산다는 것. 과연 인류의 생명연장 꿈은 어디까지일까?


지금까지 장수의 통념은 ‘100세’였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200세, 400세, 더 나아가 불사(不死)의 시대도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장수의 꿈은 세계적 거부들이 노화방지 연구에 거액을 투자하면서 현실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 일부 연구에서는 유망한 결과가 도출되기도 했다.


실제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은 대형 제약사 애브비와 ‘죽음이라는 병의 완치 사업’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부을 계획이다. 구글은 장수 관련 유전자 foxo-3을 모방약을 개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 역시 생명공학 연구재단 므두셀라(Methuselah, 성서에 나오는 최고령자로 969세까지 살았다고 한다)에 38억원을 기부했다. 이 재단의 핵심 연구 프로젝트는 노화방지다.
억만장자들의 관심과 노력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중 일부 연구에서 장수비결을 확인하거나 방법을 찾았다는 소식이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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