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10개월 현안 산적 의협 새 선장 추무진
내부갈등 심화·원격의료 시범사업 직면 등 혼란 속 출항
2014.07.15 18:33 댓글쓰기

[기획 3]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에서는 ‘잘못된 의료제도 바로잡기 전국의사대회’가 열렸다. 당시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전 회장은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발해 자신의 목에 상처를 냈다. 지난 6월 18일 의협의 새 수장이 된 추무진 회장도 당시 삭발에 동참했다. 추 회장은 그 때 정책이사였다. 올해 3월 의협 집행부는 ‘총파업 카드’를 내세웠지만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정부와 협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로 ‘원격진료 선(先)시범사업, 후(後)입법’에 중지를 보았다. 하지만 4월 열린 의협 대의원총회에서 노 회장은 탄핵됐고 이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노 전 회장의 정책 행보를 계승하겠다고 공언해 온 추무진 회장이 새 수장으로 올라섰다. 임기는 10개월여. 대혼란 속에서 당선된 추무진 회장은 과연 의미있는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까.


지난 6월 18일 실시된 제38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보궐선거에서 추무진 후보는 총 투표자 1만449명 중 5106명의 지지(48.9%)를 얻어 3653표를 얻은 고려대 안암병원 박종훈 교수를 누르고 당선됐다.


우편투표 결과 추 회장은 총 5939표 가운데 2408표(40.6%)를, 박 후보는 2,380표(40.1%)를 얻어 28표차 초박빙 승부를 예고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당락은 온라인투표에서 명확하게 갈렸다. 우편투표 결과 개표에 이어 진행된 온라인투표 결과 개표에선, 추 회장이 2698표(59.8%)를 얻어 박종훈 후보(1273표/21.4%)를 1400여 표 이상 크게 앞서며 최종 당선됐다.


선거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현재 의료계는 노 전 회장에 대한 불신임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 간 갈등이 극심한 상태다.


여기에 직역 간 갈등까지 겹쳐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회부 납부 무기한 연기에 대한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때문에 추무진 회장의 최우선 선결과제는 의료계 대통합이다. 추무진 회장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의료계 내 모든 직역과 지역 회원들의 소통과 화합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노환규 전 회장과 갈등을 빚은 대의원회와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들과의 발전적 협의를 통해 현안을 헤쳐 나가겠다고 강조해왔다.


실제 추 회장은 선거 기간 내 합동설명회 등을 통해 “전공의는 물론 봉직의 및 대학교수 그리고 개원의 등 의료계 내 모든 직역을 경험한 만큼 각 직역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의료계 직역 통합의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추 회장의 임기가 약 10개월 정도여서 짧은 임기동안 대통합을 이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전반적인 분위기다.다만, 추무진 회장은 캐비넷 구성을 완료한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현재 의료계는 회원 간 소통, 화합, 단결이 최우선 과제”라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산적해 있는 현안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은 물론, 의료계 대화합을 위한 집행부 체제를 구성하는데 역점을 뒀다”며 배경을 밝혔다.


추 회장은 “직역과 지역을 아우르는 대통합의 자세로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힘쓰겠다”고 피력했다.

 

새 집행부 들어섰지만 비대위 관계 여전히 ‘오리무중’
그렇다고 해서 ‘원격의료 시범사업 원천 반대’라는 정기대의원총회 결의 사항과 제3기 비상대책위원회 역할이 원활히 이행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대정부 협상과 투쟁을 이끌고 가겠다며 공언했던 비대위는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당초 대의원회 관계자는 “새로 구성되는 비대위에서 원격의료 시범사업 등 2차 의정협의 결과에 관한 의협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지만 사실상 의정협상은 올스톱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관련, 의료계 관계자는 “회장 탄핵 등 적지 않은 갈등과 진통 끝에 구성됐음에도 비대위는 지금까지 그 어떠한 투쟁도 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제대로 협상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지 않냐”고 비판했다.


그는 “복지부 계획대로만 모든 것이 이뤄지고 있다. 시간적인 여유를 없는 상황에서 의료계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라고 씁쓸해했다.

 

갈수록 냉담해지는 회원들…저조한 투표율 해결 시급 
사실 11만 의사를 대표하는 의협 회장이 전체 회원의 5%의 지지를 받고 당선될 정도로 의협에 대한 무관심은 지나칠 정도다. 반드시 추 회장이 풀어야할 과제다.


더욱이 회원들의 무관심이 ‘곤두박질’치는 회비 납부율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추 회장이 임기 내 저조한 회비 납부율 문제 및 의과대학 교수들과의 관계 설정이 시급한 과제로 꼽히는 것도 의협 재정이 안정화돼 있지 않는다면 회무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측면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의협이 개원의 단체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어 병원협회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의 관계는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회복해야 한다.


서울시의사회 소속 한 인사는 “최근 병원계, 전공의 등은 물론 교수들의 무관심과 냉소가 회비 납부율로 나타나고 있어 우선순위로 회비 납부율 향상을 위한 ‘묘수’를 찾아야만 한다”고 중요성을 피력했다.


기본적으로 이와 관련해서는 추 회장은 지난 서울시의사회 합동설명회에서 밝혔듯 회비 납부의 당위성에 대해 회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추 회장은 “의협의 역할과 위상이 제대로 정립돼 있다면 회원들이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며 “회원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중지를 모으느냐에 해답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의사회의 경우, 구의사회 내 반모임이 잘 되는 곳은 회비 납부율도 높고 단합이 잘 되더라. 갈등을 서로 없애고 스스로 회원들이 단합할 수 있도록 적극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원들로부터 회비를 덜 걷으면서도 수익사업을 통해 의협 재정 안전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