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미래 좌우할 HT(Health Technology)'
이정신 대표 'HT, 국민건강 증진 기여 절대적-IT·BT·NT 등 모든 기술 결정체'
2013.01.14 18:20 댓글쓰기

 

수명 100세 시대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낯설지 않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인구 대비 7%를 점유,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2020년경에는 이 비율이 15%에 달해 고령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사회로 치닫고 있는 나라로 꼽힌다.


이러다 보니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다른 어떤 것에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절대적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지난해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과학기술을 통한 미래에 거는 기대분야 중 가장 관심이 높은 항목은 바로 건강과 의료였다. 환경보호 14.2%나 주거 14%, 경제성장 9.7%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은 수치다.


또 국민들이 원하는 핵심과학기술 선정 기준도 건강을 포함한 삶의 질 개선이 다른 분야에 비해 압도적인 60.2%의 지지를 받았다. 이는 단적으로 대다수 국민들이 생각하는 삶의 방향을 가늠케 한다. 1인당 국민소득(GDP)이 2만불을 넘어선 작금의 시대엔 무엇보다 건강하게 여유 있는 삶을 누리고 싶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원하는 이 같은 미래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필수적 관건은 무엇일까. 바로 HT(Health Technology)의 발전이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아직 그 개념이 IT나 BT, NT처럼 보편화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이 모든 기술의 결정판이 HT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이 앞 다퉈 전열을 가다듬고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도 HT 1기 시대를 끝내고 지난해 2기 체제에 돌입했다. 한국 HT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는 HT포럼 공동대표 이정신 교수(전 서울아산병원장)를 만나봤다.

 

Q. HT를 간략히 소개하면
A. 나 자신도 얼마 전 KIST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놀랐다.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미래는 결국 HT에 달려있구나 하는 생각을 포럼 공동대표로서 무겁게 받아들였다. 앞으로 세상, 특히 의료 분야에 있어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작년 노벨의학상을 받은 IPS(만능유도줄기세포)는 가장 혁신적 급변을 예고하고 있으며 진단은 지금처럼 복잡하게 여러 검사가 아닌 혈액이나 소변 한 방울로 해결되는 세상이 오게 된다. 그에 따른 병원 문화도 상상을 초월하는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도 스마트폰을 활용한 진료 패러다임이 새롭게 창출되고  있는데 유헬스의 미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빠르고 급격하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이런 경향은 20년 내 실현될 전망이며 결국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는 모토의 해답은 HT에 달려 있고 이는 한 가지 기술이 아닌 모든 기술의 결정체가 될 것이다.

 

Q. 우리나라 HT 미래는
A. 우리나라는 의료계에 대단한 인적 자원이 있다. 전국 수능성적 1%이내 드는 수재들이 가장 많은 곳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 중 상당수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어쨌든 국가 미래나 장래를 책임지는 것이 아닌 단순 생계에 치우친 업무나 생존을 위한 진료에 목매는 사람들이 많다. 국가적으로 안타깝고 큰 손실이다. 이들을 활용해야 하고 의대를 목표로 하는 젊은이들이 HT에 관심을 갖고 여기에 적극 도전하도록 해야 한다.


과거 6.25이후 대한민국을 먹여 살린 것은 섬유였고 이후 건축·토목에서 자동차·조선·전자·기계로 전환됐으며 현재의 IT·BT 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IT는 한계가 있다. 앞으로는 IT도 사람과 생활에 접목시켜야 한다. 그게 바로 스티브잡스의 아이폰이다. 핸드폰이 통화기능을 한 차원 높인 전화기였다면 아이폰, 소위 스마트폰은 개인과 사회의 생활을 변혁시켰다. 앞으로는 이런 스마트폰에 칩을 접목시켜 혈당 측정을 비롯한 다양한 건강관리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의료와 생활, 건강 패턴이 급변하는데 바로 이런 측면에서 HT가 정립돼야 한다.

의학교육도 변화가 생겼는데 미국에서는 이제 해부학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됐다. 아이폰 등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다 확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뮬레이터 교육도 이의 일환으로 이 분야는 이스라엘이 가장 앞섰다. 미국이나 EU 등 선진국 모든 나라가 HT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돈(예산)은 적지만 정예부대 육성이 가능하다. 여기에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술력이 있다.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Q. HT포럼 출범 배경 및 경과
A. HT포럼은 지난 2009년 발기했다. 1기 때는 주로 보건복지부의 R&D 필요성과 당위성 등을 홍보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그리고 필요한 정책 기능을 전문가들이 도출하는 정도였다. 이번 2기는 HT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 범부처 차원의 지원 및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홍보 등을 적극 수행하고 추후 결과물 등을 복지부 정책에 반영하게 된다. 민간 위주로 대표(포럼 대표는 3명)들이 느끼는 점을 공유해서 업무를 적극 진행해 나가는 것인데 아직은 부족한 측면이 있다. 현재 HT는 예전보다 많이 알려지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를 어떻게 복지부 정책에 반영해서 실질적으로 국민건강에 긍정적 기여를 하고 나아가 산업과도 연계해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느냐 하는 것이다. 복지부 HT가 아닌 국가나 국민 차원의 사회적 분위기와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

 

Q. HT 시장 규모
A. HT는 처음부터 타깃을 전세계 시장으로 정해야 한다. 5000만명 국내 시장으로는 너무 적다. 그런 만큼 아예 출발점에서 글로벌을 지향하고 그것도 선진국을 정조준 해야 한다. 지금도 1등이나 2등의 승자 독식 비율이 커지고 있지만 생명공학을 포함한 HT는 1등이 90%를 선점하게 된다. 더욱이 고령사회에서는 HT가 필수고 절대적이다. 예전에는 단순히 질병을 중심으로 한 진료나 치료가 주였다면 HT가 보편화되고 리딩하게 되면 전인류를 대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시장의 파이 자체가 개념이 달라지는 것이다. 

 

Q.  HT포럼 목표
A. HT는 굉장이 빠르고 경쟁이 심하다. 단언하건대 우리, 아니 대한민국의 미래는 HT가 좌우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중요성을 앞으로 홍보하고 국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포럼 활동을 계획하고자 한다. HT 사용 및 개발은 의료진이 하지만 이를 사용하는 것은 국민들이다. 병원을 포함한 의료계가 더욱 적극적으로 관여해서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인정받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더불어 의료계의 사회 책임의식 기여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HT포럼은 개방과 융합을 기조로 거시적인 조율이 가능하도록 운영 기조를 꾸릴 생각이다. 앞으로 각계 의견을 수렴해 균형 있는 정책이 될 수 있도록 조언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이정신 전 서울아산병원장은 HT포럼 공동대표 외에 다른 국가 중책을 맡고 있다. 보건복지부장관 직속으로 지난해 6월 국내 보건의료기술에 대한 최고정책기관인 ‘보건의료기술정책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또 두달마다 카타르에 간다. 한국 의사로는 최초로 지난 2010년 카다르 보건의료분야 최고 의결기구인 보건최고위원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3년째 활동하고 있다. 그의 방에는 가끔 두툼한 영문 서류뭉치가 쌓여 있는 경우가 있는데 카타르 보건의료와 관련된 정책 검토 사안이다. 카타르는 전 국민이 무상의료이고 거의 대다수가 외국에서 치료받는다. 의대도 미국 코넬대 분교 정도가 들어왔을 정도로 엄청난 오일머니에 비해 의학 및 의료 여건은 열악하다. 이정신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의 몇가지 정책을 그 쪽에 연계시켰다. 일부 성과가 나왔고 추후 예상되는 사안도 있다.

 

그는 카타르를 기점으로 쿠웨이트, 궁극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까지 한국 의료가 한류(韓流)처럼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고 싶어한다. 이정신 대표의 꿈이 현실화 되면 한국의 HT 역시 꽃을 피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지 않을까 싶다. 그 날을 기대해 본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신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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