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도 의사도 제약사도 변하는 연말 송년 모임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등 접대문화 관행 많이 사라져'
2012.12.30 20:00 댓글쓰기

연말이면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이 각종 송년 모임에 참석하는 관행이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올해는 기존과 다른 분위기다.

 

약가인하 정책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제약회사와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으로 이제는 병원 측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면서 영업사원들의 연말 문화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다.

 

실제로 영업사원들은 연말이면 병원 송년 모임에 불려 다니며 픽업, 식비 계산 등의 업무를 도맡아 왔지만 바뀐 정책에 따라 금전적인 지원 문화도 조금씩 변하는 추세다.

 

국내 상위제약사에 근무하는 A씨는 “12월 초 회사에서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회식 일정을 잡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그래도 연말인데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을 수 없어 내년도 달력만 열심히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병원에서 회식에 얼마를 지원해줄건지 직접적으로 물어보곤 했는데 올해에는 회식을 하겠다는 언질만 줄 뿐 구체적인 지원 방법은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병원 측에서도 송년 모임 지원비를 강력히 요구했을 것이다. 이제는 함께 처벌을 받기 때문에 병원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것 같다”며 예전과 달라진 세태를 전했다.

 

다른 제약사에 근무하는 B씨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 놓았다.

 

B씨는 “과거에는 무분별하게 지원됐던 연말 모임 참석이나 회식비 지원 횟수가 쌍벌제를 계기로 많이 줄어들었다. 나도 추후 매출 신장을 위한 막연한 기대심리에 편승해 무리해 가면서까지 지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회사에서도 허리띠를 졸라 매자고 권유하고, 병원들도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곳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러한 정책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송년 모임 접대 문화가 여전한 경우도 있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중견 제약사 영업사원 C씨는 “모임 횟수는 과거보다 줄었지만 지원을 원하는 병원은 아직도 존재한다”며 “연말만 되면 여전히 송년회를 지원해줄 제약사를 모색하는 병원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은 모르겠지만 지방에는 아직도 과거와 같은 문화가 존재한다. 연줄이 있어야 다른 의사도 소개받을 수 있기 때문에 거래처의 관리를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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