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上]뺏기고 빼앗고…병원계 스토브리그 '후끈'
2009.02.01 22:00 댓글쓰기
대한민국 병원계가 기축년 정초부터 의료진 영입 전쟁으로 술렁이고 있다. 새학기를 앞둔 각 의대와 병원들이 스타급 교수는 물론 유망주 영입에까지 열을 올리며 국내 병원계는 지금 그야말로 스토브리그 열기가 한창이다. 사실 매년 이맘 때면 의례 의사들의 스토브리그가 형성되기는 했지만 올해는 그 규모와 형태가 과히 파격적이다. 때문에 스카웃 전쟁에서 승전보를 울린 병원들이야 승자의 웃음을 짓고 있지만 우수 의료진 이탈을 막지 못한 병원들은 쓰라린 속을 달랠길 없어 한 숨만 내쉬고 있다.[편집자주]

공룡 병원들, 무서운 싹쓸이 영입

이번 스토브리그의 가장 큰 특징은 소위 '빅5'에 속하는 대형병원들의 대대적인 외부 의료진 영입이다.

먼저 세브란스병원은 최근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아산병원, 고대병원 등 순환기내과 스타급 교수 5명과 계약을 끝냈다.

이번에 영입하는 스타급 교수는 분당서울대병원의 장혁재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홍명기 교수, 고대안암병원 박희남 교수, 상계백병원 이병권 교수, 이대목동병원 김종윤 교수 등이다.

이들 모두는 기존 병원에서 관상동맥질환, 부정맥 등으로 이름을 날린 스타급 교수로, 오는 3월 1일부터 세브란스에서 근무하게 된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들 외에도 각 진료과의 추천을 받은 60여 명의 신임 의료진을 외부에서 추가 영입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3월 진료를 시작하는 서울성모병원 역시 대대적 규모의 외부 의료진 영입에 성공하며 재도약을 위한 드라이브 준비를 마친 상태다.

서울성모병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교수 명단은 병원의 철저한 보완정책으로 인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동급 이상 병원의 의료진이 대거 포함됐다는 전언이다.

특히 외부 의료인 영입 규모가 7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시니어는 물론 주니어 스텝까지 영입을 했다는 분석이다.

건국대병원 역시 '스타급 교수의 블랙홀'이란 별칭답게 송명근(심장), 백남선(유방암), 황대용(대장암) 교수에 이어 올해 초 '김원동'이란 또 한 명의 스타급 교수 영입에 성공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재직중인 김원동 교수는 울산의대 학장을 역임한 인물로, 만성폐쇄성폐질환 및 폐결핵 분야의 국내 대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건대병원은 같은 시기 한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간 치료 대가인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교수 영입설이 제기되며 관심을 집중시켰지만 이 교수 영입은 불발로 끝나고 말았다.

글로벌 시대엔 글로벌 인재가 '딱'

'우수 의료진=병원 경쟁력'이라는 공식을 성립시키기 위한 병원들의 노력은 국내에서 그치지 않았다.

세계 최고 한국인 병리 전문가인 백순명 박사 영입을 위해 수 년 전부터 공을 들였던 삼성서울병원은 마침내 최근 백 박사 귀환 작전에 성공했다.

삼성서울병원의 간곡한 구애를 받은 백순명 박사는 리서치 등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유방암 병리 석학으로, 국내에서는 암세포만 골라 공격하는 표적 암치료제 분야의 석학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

향후 백 박사는 삼성암센터 암연구소 소장을 맡게 될 예정이며 암 연구를 총괄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새병원 오픈과 함께 글로벌 의료를 지향하는 가톨릭의료원 역시 글로벌 인재 확보 경쟁에 뛰어 들었다.

백순명 박사 영입을 놓고 삼성서울병원과 팽팽한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가톨릭의료원은 최근 세계적인 암 치료 권위자인 미국 뉴욕의대 전후근 교수 영입에 성공했다.

지난 2006년 전후근 교수의 스카우트를 진행한 이후 3년 만의 결실인 셈이다.

무려 20여 년을 미국에서 생활했고 가족 모두 미국에 있는 상황에서 전 교수가 한국행을 결심하기까지는 가톨릭의료원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가톨릭의료원은 새병원 오픈 이후에도 해외 석학 영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심혈관센터를 놓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경희의료원과 고대안암병원은 물론 종합전문요양기관 승격과 함께 웅비(雄飛)를 꿈꾸는 일산백병원 역시 해외 우수 의료진 영입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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