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정신성藥 '비만 복합처방 논란' 해결책은?
2005.11.08 22:07 댓글쓰기
식품의약품안정청은 10일(목)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최근 비만치료용 식욕억제 의약품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펜터민 등의 약물에 대해 장기처방이나 다른 약품과의 병용처방을 금지하는 규제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관련 단체가 처한 상황에 따라 미묘한 입장 차이를 드러내는 가운데 규제 기관인 식약청과 대한비만학회가 장기처방과 병용처방을 금지하는 규제방안에 찬성하는 반면 제약업계와 대한비만체형학회는 원론에는 찬성하나 비만 관련 제약 시장을 축소시킨다거나 의사의 처방권을 제한하는 방향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편집자주]


[찬]식욕억제제 병용처방 안전성 입증 안돼…국민건강 우선[上]
[반]비만관련 제약시장 축소 우려…의사 처방권 제한 신중[下]


향정신성 비만치료 식욕억제제 남용 문제 제기

10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 개최와 관련, 식약청 관계자는 “그동안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왔는데도 불구하고 약물 오남용에 대한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며 “특히 최근 국민들 사이에 비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져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비만치료용 식욕억제 약제에 대한 사용도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보건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으로 지난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던 사항이고 그동안 여론에서 꾸준히 제기된 문제이기 때문에 권위있는 전문가들을 모시고 대책을 논의하고자 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26일 식약청 국정감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형근 의원(한나라당)은 국내 모제약사가 만든 비만치료용 식욕억제제는 국제마약통제기구가 제시한 우리나라 마약 생산실적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언급된 약품들은 살을 빼고자 하는 환자들에게는 신속한 효과를 보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개원 의사들 중 일부는 이런 효과로 인해 병용요법의 안정성 검증 없이 빠른 효과를 원하는 환자들에게 왕왕 투여했고 문제로 지적됐던 부분이다.

미국에서도 이 같은 약품들이 지난 59년에 허가받은 이후로 지속적으로 쓰여져 왔지만 펜터민, 디에칠프로피온 등의 의약품은 그동안 끊임없이 안전성 논란에 휩싸여 온 제품들.

한때 칵테일요법으로 알려진 펜터민과 펜플루아민 제제를 복합 처방했던 것이 사망사고에 이르게 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제기되자 펜플루아민 제제는 97년 미국 시장에서 퇴출되기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도 지난 95년 한 여성이 중국산 펜플루아민 제제를 임의로 복용하다가 자녀를 목졸라 죽인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복합처방 안전성 확인 안돼

규제에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는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비만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식욕억제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복합처방에 대한 연구 부족과 약물의 용량이나 치료대상이 학회 및 미국 FDA에서 정한 기준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대한비만학회 이 규래 공보이사는 "비만치료제인 리덕틸과 제니칼 외에 함께 처방되는 푸링이나 항우울제 푸로작 등도 안정성은 검증된 약으로 약 자체보다 사용 시 용량의 정도와 치료대상범위 등을 기준에 맞추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태평양 비만치료지침에 따르면 체질량 지수가 25kg/㎡이상인 경우와 23kg/㎡이상이면서 합병증이 동반될 때 비만치료제를 쓸 수 있다"며 "단일처방으로 원만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경우에도 단기간의 체중감소를 위해 치료대상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국내에서 비만은 질병으로 분류되지 않아 치료제에 보험수가가 적용되지 않는 것도 장기처방 및 병용처방이 증가하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이규래 공보이사는 "결국 중요한 것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며 "약물의 오남용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어느 정도의 규제는 국민 건강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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