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홉킨스 병원도 한국에서는 울고 간다
2006.09.03 22:20 댓글쓰기
10년 뒤인 2016년. 한국의 의료환경은 어떤 모습일까? 가장 바라는 모습은 무엇일까? “의사의 진료권이 존중받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의료환경”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데일리메디는 창간 6주년을 맞아 2016년 9월4일자 기사를 미리 발행한다. 즐겁게 상상해 본 밝은 미래에 대한 기사와 지금보다 더 힘겨워진 어두운 미래를 가상한 내용을 상∙하로 나눠서 그려본다.[편집자주]

한국인들에게 외면받는 해외 유병병원

세계 유명병원들이 한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국 진출 2~3년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성적은 최하위에 가깝다는 평가다.

특히 1년 전 한국 진출을 확정한 존스홉킨스 병원이 최근 본래 계획을 수정, 진출 규모를 대폭 축소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아직 정착 단계라고는 보기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진출 시간을 고려하더라도 예상했던 것보다 턱없이 부족한 성적표에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더욱이 관계자들을 가장 당황스럽게 한 현상은 암이나 희귀질환, 심장질환 등 소위 고난이도 수술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외국 유명병원이 아닌 한국 의료진들에게 기운다는 점이다.

2006년 NYP병원을 시작으로 메이요클리닉 등 해외 유명병원이 속속 한국에 진출했다. 대형병원 외에도 내과나 소아과, 성형외과 등 개별 진료과 등도 한국행을 택했다. 형태는 국내 대형병원과 합작, 네트워크 병원 형태의 직영 운영 등 다양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에 가깝다. J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최근 발표한 결과에서도 응답자(2890명) 중 89%는 ‘한국인 의사 혹은 국내 병원을 찾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병원, 질환별 특성화…중소병원, 몸집 줄이며 전문화

각계 관련 전문가들은 10여년 전부터 국내 병원들이 보여준 질환별 특화 및 전문병원화 정책이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대한의료경영협회 해외진출팀 관계자는 “한국인은 물론 국내 거주 외국인들도 한국에 진출해 있는 세계 유명병원 보다는 국내 병원을 선호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 병원들이 10여년 전부터 보여준 질환별 특화 정책, 전문병원화의 성공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대형병원의 선택과 집중 전략과 과감히 몸집을 줄이면서 전문화에 주력했던 중소병원의 노력과 연구가 세계 유명병원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10여년 전부터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질환별 특성화 정책이 본격화됐다. 전문화된 분야에서 만큼은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과감한 투자와 연구, 획기적인 시스템 개선 작업이 진행됐다.

중소병원들의 개혁은 보다 과감했다. 일부 중소병원은 틈새를 노렸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상대적으로 소홀해 진 대형병원의 진료과를 중심으로 혹은 보다 세분화된 진료영역 개발로 성공 신화를 터트렸다.

특히 일찍부터 ‘스트레스성 질환 전문 클리닉’, ‘대장암전문병원’, ‘관절염전문병원’, ‘불임수술 전문병원’ 등을 표방했던 일부 병원들은 획기적인 성공모델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국민에게 인정받고 신뢰감 높아가는 한국 의료진

부산에 위치한 한국대장암전문병원 최용진 원장은 “외국 유명 병원이 속속 한국에 들어오고 국내 대형병원 암센터의 대형화가 진행되는 환경에서 과감히 몸집을 줄이고 한 분야에만 주력했던 것이 주요했다”며 “대장암 진료의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료진들의 각오와 노력이 환자들에게 전해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기쁜 일은 환자들이 국내 의료진들의 전문성과 실력을 인정했다는 점”이라며 “세계 유명 병원과의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는 우리나라 의사들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말과도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스트레스 전문 클리닉 박진수 원장도 “해외 병원의 국내 진출, 의사의 진료권이 존중받지 못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의사는 실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연구를 거듭, 끊임없이 의술의 성장을 이끌어 온 한국 의사들의 노력이 박수를 받게 된 것 같다”고 기뻐했다.

또한 그는 “저보험료, 저수가, 저급여로 요약되는 30여년 전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여전하지만 자랑스러운 세계적 의술이 국민들로부터 믿음과 지지를 얻을 수 있게 했다”며 “무조건 반감을 갖고 의사를 대하던 환자들의 태도가 사라지고 있어 보람을 느끼다”고 지난 10년을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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