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도 '양극화 시대' 도래한다
2005.08.31 21:01 댓글쓰기
급변하는 의료환경. 각 대학병원들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환자중심의 고객만족 서비스'를 모토로 의료계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은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글로벌화를 외치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대 대학병원들의 대형화 추세와 디지털화는 이미 일반화 된지 오래다. 반면, 소위 '빅5'를 제외한 병원들 중 '망하는 병원'이 나올 것이란 추측도 대두되는 등 과열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도 현실이다. 즉, 기형적인 의료수가체계를 기반으로 한 국내 의료계에서 과연 이들이 어떻게 생존해 나갈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데일리메디가 창간 5주년을 맞아 국내 대학병원들의 현 상황과 전망을 진단해 봤다. [편집자 주]


上 : 대학병원도 '양극화 시대' 도래
中 : 디지털 유비쿼터스 병원에서 '기기는 첨단 사람은 구식'
下 : 10년뒤 국내 대학병원의 新성장동력은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 국제적 규모의 암센터 건립에 한창이며 서울대병원 역시 이를 추진 중이다. 경희의료원이 내년 3월 800병상 규모의 동서신의학병원 개원을 앞두고 있고 강남성모병원도 1200병상 규모의 신관을 착공했다.

앞서 이미 지난 5월엔 새 세브란스병원이, 동국대병원과 건국대병원도 최근 새병원을 선보였다. 덩치를 키우지 않는 병원들이 이상하게 보일 만큼 각 대학병원들의 '몸집 불리기' 경쟁이 치열하다.

서울·아산·삼성등 '빅5'만 전국구 병원되나?

의료시장 개방 등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각 대형병원들은 저마다 ‘아시아 허브병원’으로의 도약과 세계적 수준에 부합하는 진료수준을 갖추겠다고 선언했다.

시설 확충과 병상을 대폭 늘리는 것은 기본으로 센터별 전문화, 특성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부작용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이는 대형병원의 환자쏠림 현상을 가속화 시켜 중소병원의 몰락을 가져왔고 대형병원 대 개원가로의 양분화를 유도, 의료계의 지각변동을 몰고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병원계에 따르면 이러한 대학병원들 역시 점차 양극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즉, ‘빅5’로 불리는 서울대·아산·삼성·연세·가톨릭의료원만이 전국구 병원으로서 경쟁력을 갖춘 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른 대학병원들은 지역사회의 기반을 둔 병원에 머물러 결국 중대형병원 역할에 머무를 것이란 우려가 크다.

특히 의료수준에 대한 환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져 암이나 심장병 등 난치성질환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치 못한다면 곧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란 위기의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에 위치한 A대학병원 관계자는 “현재 병상가동률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괜찮은 수준이지만 병상회전율은 좋지 않다”며 “환자들이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현상과 더불어 마치 지방에 있는 병원은 요양병원에 가까운 꼴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서울병원 의료기획팀장 권영대 교수는 “명확한 선두주자가 없는 지금은 다 엇비슷해 보이지만 앞으로 3∼4년내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크다”며 “3차 진료기관 간에도 역할 구분이 뚜렷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병원별 전문화·특성화, 가장 현실적인 대안

서울대병원 박기호 교수는 이와 관련,“빅5 병원도 마찬가지지만 여러 대학병원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전문화와 특성화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복지부가 내년 하반기부터 종별 요양기관의 구분을 현행 4단계에서 3단계(의원, 병원, 종합전문병원)로 축소 개편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283개에 달하는 종합병원이 종별 구분에서 폐지되면 현행 종합병원 중 일부는 병원급으로 떨어지거나 종합전문병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이는 종합병원을 기능중심 병원으로 점차 전환시키겠다는 복지부의 복안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기류를 일찍이 감지한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들은 '암'을 화두로 꼽은 지 오래다. 이들은 암센터 건립과 육성, 연구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국제적 규모와 위상에 부합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이미 장기이식센터 특성화에 어느 정도 성공, 세계적인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여서 가장 우위에 섰다는 것이 의료계의 평가다.

최근 몇몇 대학병원들도 전문병원에 대한 비중을 높이며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영동세브란스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영동세브란스병원은 지난 달 척추전문병원을 새로 건립하고 이달 16일부터 본격적인 진료에 들어간다.

지난 2003년 개원한 분당서울대병원은 그동안 노인질환전문병원이라는 뚜렷한 방향설정을 통해 노인병·심장· 뇌신경· 폐· 관절 등 5개 특성화센터를 중심으로 짧은 기간 내에 경쟁력 확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북대병원도 지난 달 인체 조직 이식을 위한 ‘조직은행’을 설립하고 뼈·관절 이식 전문병원으로서의 성공시대를 다짐하고 나섰다.

이처럼 '빅 5'외 병원들의 전문화, 특성화 시도는 퇴행성 질환에 대해 비전을 걸고 있다. 앞으로 10∼20년 뒤면 암이 정복될 시기가 도래하고 그 후 가장 큰 관심을 받게 될 분야가 퇴행성 질환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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