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부자’ 유한양행, 화장품사업 강화
의료기기·바이오업체 이어 코스온에 150억 투자, 주식 69만여주 매입
2015.10.23 20:00 댓글쓰기

유한양행이 화장품 업체에 100억원이 넘는 자본을 투자해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20~30년 간 화장품 사업을 지속해 온 점을 감안하면 사업 확장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제약계 1조클럽 선두주자로 평가받으면서 약 4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유한양행의 행보에 관심이 고조됐다.


지난 22일 코스닥 상장 화장품 ODM 업체인 코스온은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주식 규모는 150억원 상당이며, 배정 당사자는 유한양행이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코스온이 발행하는 액면가 500원의 전환상환우선주 68만9053주를 1주 당 2만1769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사실 유한양행의 이러한 투자 방식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앞서 유한양행은 신약이나 신기술 등을 갖춘 바이오벤처에 투자해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충하고, 미래 사업을 가늠하는 방식을 지속해 왔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2년 유전체분석기업 테라젠이텍스에 200억원을 투자했고, 올 9월에는 바이오니아에 1000억원을 쏟아 부었다. 앞서 진행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주식을 보유한 회사만 엔솔테크, 엠지 등 총 4곳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 투자가 다른 점은 대상 업체가 의료기기, 바이오신약 등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화장품 분야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투자한 코스온은 ODM(연구개발 생산 방식)과 OEM(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화장품을 제조하고, 홈쇼핑과 해외사업 및 오프라인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회사다.

 

앞서 유한양행은 피부노화 예방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바이오 오일'을 수입·판매하고, 이너뷰티 제품 등 화장품 제품을 갖추고 있었으나 생산 및 제조는 위탁해 왔다.


업계에서는 최근 동국제약, 국제약품 등이 홈쇼핑과 중국시장을 통한 화장품 사업으로 새로운 수익을 얻고 있는 만큼, 유한양행이 장기적인 신약개발 보다 당장의 수익을 위한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A제약사 관계자는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제약사의 화장품사업 진출은 늘 고려 대상에 포함되는 부분”이라며 “오너가 있는 제약사와 지배구조가 다른 만큼 신약개발 보다는 안정적 수익구조에 치중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B제약사 관계자는 “유한양행이 국산신약 레바넥스 이후 지난해 고지혈, 고혈압 복합제 ‘듀오웰’을 출시했지만 기대할 만한 수준에 도달하기 쉽지는 않을뿐더러 새로운 블록버스터급 상품을 계속 도입하지 못하는 이상 공백을 메울 캐시카우(Cash Cow)가 필요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 15개의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유한양행은 올해 5건의 임상시험 승인을 새롭게 받았으나 상용화가 뚜렷한 신약후보는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올해 3월 이정희 사장의 취임과 함께 해외 수출, R&D 혁신에 대한 기치를 새롭게 내걸면서 인건비와 R&D 비용이 추가적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화장품 업체에 대한 투자와 관련, 유한양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화장품 사업과 제조생산 분야에 대해 전망이 밝을 것으로 평가했다”며 “일단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진행됐으며, 향후 본격적인 사업화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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