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보호자 2명의 동의와 의사 1명의 진단만으로 6개월까지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킬 수 있는 '강제입원제도'는 헌법에 위배된다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냈다.
헌법재판소는 강제입원제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이 제청돼 이를 심리하는 중이다.
15일 인권위는 "정신보건법 제24조 1·2항에서 규정한 강제입원제가 헌법상 적법절차의 원칙에 반하고 정신질환이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의 자기결정권과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행 강제입원제가 헌법에 위배될 뿐 아니라 유엔이 채택한 국제기준 위반이며 독일·미국 등 선진국 제도와 비교해도 지나치게 간단하고 신속히 입원을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인권위에 접수된 정신병원 관련 인권침해 진정사건은 1만여건으로, 인권위 전체 진정 사건의 18.5%를 차지한다.
보건당국이 발간한 2013년 정신보건통계현황집을 보면 국내 정신병원에는 모두 8만462명이 수용돼 있으며 이 중 73.1%가 강제입원제로 입원한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현행 제도는 정신질환이 있다고 의심받기만 하면 간단한 절차에 의해 강제입원 돼 6개월에서 길게는 수 십년까지도 강제입원이 허용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당하게 강제입원된 사람이 인신구제 청구 등 제도를 통해 어렵게 퇴원명령을 받고 퇴원하더라도 병원 문 앞에서 이송업체 구급차로 다른 병원에 옮겨지는 '회전문입원'도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지윤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