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교수가 제시한 원격의료 해법
'대학병원 참여 않고 일차의료 중심'…의협 '유헬스 환상 많다'
2013.09.12 12:07 댓글쓰기

윤영호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12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정책 세미나(주제 유헬스)에서 대학병원의 직접적인 원격의료 제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격의료 논란이 대학병원 쏠림 현상과 무관치 않다는 것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교수는 패널토론에서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입각해 대학병원의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직접적인 서비스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대학병원은 오히려 일차의료기관에 컨설팅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대한의사협회가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원격의료는 일차의료 쪽으로 가고, 대학은 연구를 맡아야 한다"며 "현재 대학의 관련 연구비는 제한적이다. 현재 상황과 반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원격의료가 IT 기술보다는 보건의료 측면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보건복지부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

 

윤 교수는 "인공지능과 제어시스템 등의 관련 시스템과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며 "질병과 예방, 치료율 등의 관련 데이터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내원한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 수준에서 원격의료 수요가 발생했다고 소개했다.

 

김석일 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는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김 교수는 "유헬스에 관한 비전이 과장됐다. 원격의료는 성장동력이 될 수 없다"며 "의료기관이나 정부기관에서 국민의 건강관리를 위한 정보관리는 타당하다"고 했다.

 

그는 구글헬스의 실패 사례를 소개하며 "긍정적으로 봤지만 실제로 환자들이 참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서인석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유헬스에 관한 환상이 너무 많다. 건강증진에 기여할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과연 이것이 의료산업 활성화와 국민건강, 건강보험 재정에 기여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서 이사는 "원격의료 시장은 부풀려져 있다. 대면진료를 대체할 수 있겠느냐"라며 "정교한 정책·법적 제도의 논의와 수립이 선행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패널토론 직후 주제발표를 진행한 정기택 경희대 교수는 "앞으로 계획을 수정하고 보완할 것이고 생각한다. 다만 비용 측면에서 보험자 관점에서 보면 수가가 낮아 비용·효과적으로 맞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미래지향적인 의료에 관해 리더십 주체가 필요하다. 건보공단이 플랫폼을 만들고 범부처 R&D 사업에 주체가 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대규모 시범사업을 통해 고민하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선 원격의료 등을 포함한 유헬스라는 용어가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 국한된 제한된 개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적으로는 이헬스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고 했다. 또 관련 용어의 정확한 개념이 법률에 정의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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