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뙤약볕 연단에 선 전공의들 '울분·한탄'
의학교육 정상화 궐기대회, 의대생‧학부모‧교수 등 '강경 투쟁' 재확인
2024.08.16 06:29 댓글쓰기



"처음 들어보는 의사들에 대한 명령과 고발, 사회적 비난들이 참으로 당황스러웠고 그런 시간이 몇 달 지나며 상처투성이가 돼 버렸다. 이번 사태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도 받고 공황 증상에 죽을 것만 같다. 무서운 생각마저 들었다.“


8월 15일 한 여름 땡볕 아래 연단에 선 사직 전공의는 "정부가 전공의들에 그동안 미안했다는 진정성 있는 사과와 전공의 요구안이 법제화되지 않는 한 현 사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며 울분을 토했다.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의료계 요구안 법제화" 촉구


경기도의사회와 의대생학부모연합이 이날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개최한 '의학교육 정상화 호소 궐기대회'에서는 의대생, 전공의, 학부모, 의대 교수 등이 운집해 한목소리로 정부를 규탄했다.


진단검사의학과 수련 중 사직했다고 밝힌 전공의는 "환자를 직접 만나지 않아서 드러나지 않지만 환자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필수적인 과임에도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으로부터 '정의롭지 못한 전공의'라고 규정되고 매도당했다"고 개탄했다.


이어 "저는 여자 의사로서 남자 의사 대비 0.7인분 역할밖에 못 한다는 박 차관의 말도 들어야 했다"면서 "어느 인플루언서가 우리를 돈벌레라고 비난하는 소리까지 들으며 정말 심각하게 우울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2월 초 구정 연휴 내내 초록색 옷을 입고 뉴스에 나오는 모습은 마치 '나가봐, 때려잡을 테니까'라는 태세였다"면서 "전공의만 8년째 하면서도 제 적성에 맞는 전공을 겨우 찾아 보람을 느껴보려는 상황에 닥친 의료대란으로 인해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계속 의사로서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절망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정부를 향해 "의사 인격을 훼손한 망언에 대해 진정성 있는 반성으로서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라"며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의대생협회의 요구안을 법제화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의대생 "흔들림 없는 단일대오 자랑스러워,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


이어 동아대 의대 재학생도 단상 앞에 서 "전공의 선생님들과 동기 선후배님들 단일대오가 여태 흔들림 없이 유지된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직 사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의료개악을 단념치 않는 정부로 인해 쓸쓸한 기분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은 이 나라에서 의학 공부를 할 의지를 상실해버렸다. 10년 동안 공부와 업무로 목숨을 갈아넣어 버텨내도 돌아오는 것은 정치적 이득을 위한 정부의 무리한 정책, 의사의 악마화, 고소, 기본권 불안정, 의료인 갈라치기뿐이란 것을 일련의 사태를 통해 학생들은 알아버렸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의료계를 정상화시키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선진의료는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그렇기에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그게 1년이든 2년이든 이 나라 국민들의 건강권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의대생 학부모들도 전공의, 의대생과 계속 투쟁하겠다는 뜻을 함께 했다.


한 의대생 학부모는 "왜 우리를 미워하고 싫어하냐고 방에 틀어박혀 소리 없이 울부지는 자식들에게 '곧 해결될 거야'라면서 조용히 지냈다. 혹시나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더 큰 피해가 가지 않을까 쥐 죽은 듯 참고 기다렸다. 그러나 이제는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우리 자녀들이 제대로 된 의학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이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의대생과 전공의 요구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의료계 전문가들과 협의해 의료개혁의 방향을 바로잡고 의료수가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해달라"며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외쳤다.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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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겨 08.23 08:48
    한국에는 국민이 최우선이다.  한국에 의대생과 전공의 만 있냐... \

    정부의 의료개혁은 반드시 이룩해야 한다.  \

    의사가 부족하다.  그 어느 나라가  정부를 상대로 이렇게 막 나가는 나라가 있기는 하나..... \

    이제 끝났다......  현 정부가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너희들 뜻대로 절대로 안된다.............. 포기해야 할 곳은  의대생 학부모도 한 몫 하는구나.... 잘  해 봐라....
  • 국민 08.19 16:38
    뭐라고 해도 국민들은 안다.
  • 이동훈 08.16 21:14
    의사는 부족한건 의사도 인정하는데. 부족하지 않다는 말은 뭘까.. ?
  • 상식 08.16 12:50
    필수과를 다수 이탈한 것을 전체 의사 부족으로 단정한 것. 현재 의사 부족 수 5천명, 10년 후 1만명 부족을 3개 연구기관에서 예상함. 진행 중인 급격한 인구 감소 감안한다면 예상 부족 숫자도 차후에는 달라질 수도 있음. 그럼에도 현 정원의 3/2 가까이 되는 2천명을 당장 내년부터 매년 증원 하겠다는 게 과연 상식적인 발상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을까? 대탐대실, 과유불급으로 귀결!
  • 시민 08.16 09:58
    냉정히 말하면 의사 부족하지 않습니다

    10만명 조금 넘는 현직 의사중 3만여명이 뷰티와 관련 업무를 본다는 것이 현실이지요

    생명을 살리는 의사들을 존경과 자긍심을 갖게 해주고 소송에서 자유로워야 본연의 임무를 행할 수 있고 자신의 전공과로 돌아올 수 있을겁니다.

    이 부분이 핵심이고 사회적 비용도 제일 적게드는 방법이 라 생각합니다.
  • 국민 08.16 08:20
    어떤데이터를 입력하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객관적인 데이터로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25년 2000명 증원으로 생길 국민 피해가 이익보다 크다면 재검토가 답이고 해결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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