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전공의 1년차 모집이 오늘(9일) 오후 5시 마감되는 가운데 지원 미달 등 각 수련병원의 부정적인 전망이 유력시된다.
이번 전공의 모집은 시행계획 발표부터 암울한 분위기가 관측됐지만, 계엄령과 함께 발표된 '전공의 처단'이 담긴 포고령 이후 전공의 모집에 관한 혼란은 더욱 가중된 형국이다.
이에 의료계는 2025년도 의과대학 모집 중단을 촉구하는 등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및 사퇴까지 바라보며 최후의 반전을 꾀하는 분위기다.
보건복지부 및 대한병원협회 수련환경평가본부에 따르면 레지던트 1년차 모집 결과가 오늘 17시 마감돼 필기시험 및 면접 등을 거쳐 12월 19일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다.
이번 전공의 1년차 모집이 주목받는 이유는 향후 이어질 2~4년차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수련병원들은 모집 상황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다만 수련병원들 기대치는 전반적으로 그다지 높지 않다. 대부분 병원들이 전공의가 오지 않을 가능성을 상정하고 자체적인 운영 시스템 모색을 추진 중이다.
서울 소재 수련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1년차 모집에 이어질 2~4년차 모집도 걱정"이라며 "규정상 전공의는 사직 후 1년 내 동일 과목과 연차에 복귀할 수 없지만 별다른 특례가 나오지 않아 복귀율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달라진 전공의 모집 시스템…현장 효과는 ‘글쎄’
수평위는 전공의 모집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전‧후기 후분없는 전국 수련병원 일괄 모집은 물론 2지망 제도 운영 가능을 예고했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2지망 제도의 경우 동일병원 1지망 과목에 불합격한 자 중 2025년도 육성지원 과목을 선택해 성적순으로 합격 처리할 수 있다는 제도다.
2025년도 육성지원과목은 ▲가정의학과 ▲병리과 ▲산부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핵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소아청소년과 ▲결핵과 ▲예방의학과며 ▲내과 ▲외과 ▲신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영역도 가능하다.
전공의 1년차와 함께 모집 예정인 인턴 역시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의사국시 실기시험 응시율부터 합격률 등이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던 탓이다.
2025년도 제89회 의사국시 실기시험 합격률은 76.7%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으며 347명이 응시해 266명이 합격했으며 여기에 더해 실기 접수율은 11.4%로 더욱 저조했다. 평년에는 3200명 정도가 응시하지만 2025년도에는 364명만 응시했다.
전공의들 거리로…의대정원 확대 및 전공의 모집 중단 주목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전공의들은 모집에 지원하지 않겠다는 목소리를 내며 포고령 작성 책임자 처벌과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의료계엄 규탄 집회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경찰 추산 500명(주최 측 추산 600명)이 참석한 이번 집회는 2월 의정갈등 이후 전공의들이 단독으로 진행한 최초의 공식적 집회다.
현재 전공의 1년차 모집 이후 2~4년차의 전공의 모집까지 앞두고 계엄령 등으로 겹친 악재는 내년도 전공의 모집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참여 전공의들은 “윤석열 대통령은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반헌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9일로 마감하는 내년 전공의 모집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발언들을 이어갔다.
서울대병원 사직 전공의 A 씨는 "안전한 교육 및 수련 여건이 보장될 때까지 2025년 의대생과 전공의 모집을 중단하고 졸속으로 추진된 의료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전공의 B 씨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직업 선택의 자유를 박탈당하고 언제든지 권력의 변덕에 따라 처단당해 마땅한 직업이 있냐”고 반문하며 “정부가 특정 직역을 대상으로 임의 처단 의지를 드러냈다”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