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면에 웃음 노환규 회장 당선자…친정체제 강화
29일 의협 정총, 윤리委 구성 차기 집행부 위임·직선제 쟁취 등 관철
2012.04.29 20:00 댓글쓰기

노환규 제37대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자가 활짝 웃었다. 의협 대의원들은 지난 29일 열린 '제64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노 당선자에게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정총을 통해 얻은 과실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중앙윤리위원회 구성과 직선제 등 굵직한 현안이 줄줄이 해결됐다.

 

이를 지켜본 의료계 한 관계자는 "노 당선자가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집행부를 출범하게 됐다"며 "하지만 중앙윤리위 문제는 정관을 위반한 것으로 문제 소지가 다분하다"고 평가했다.

 

이 문제가 향후 법적인 문제를 일으키면 노 당선자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지금 노 당선자는 윤리위로부터 '회원권리정지 2년'이라는 중징계를 받아 회장 취임이 안갯속이다. 경만호 집행부와 윤리위 구성에 대해 줄다리기했다. 의료계 내부적으로는 노 당선자가 징계결정문을 수령하는 것을 놓고 의견이 갈린다.

 

의협 정총에서도 윤리위 구성이 최대 이슈였다. 대의원들의 찬반이 뜨거워지자 노 당선자는 직접 마이크를 들고 "대의원회가 집행부에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11명의 신임 윤리위원 구성을 의사 7명과 비의사 4명으로 하되, 대의원회 위임했으면 한다. 서면결의를 받아 추인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노 당선자는 이런 방식이 정관을 위배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신임 법제이사의 판단은 다르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김경수 부산시의사회장은 윤리위 구성을 노 집행부에 위임하자고 수차례 주장했고, 결국 대의원 표 대결에서 받아들여졌다. 이에 대해 김남호 전 인천시의사회장은 "정관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의원들은 정관 위반 논란에도 노환규 집행부에 차기 중앙윤리위원회 구성권한을 위임했다. 이를 두고 징계 당사자가 자신의 징계 여부를 결정할 윤리위원을 추천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대의원회가 노 당선자의 손을 들어준 것은 차기 집행부가 순항해야 한다는 견해가 더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 당선자는 대의원회 의장 등 선출직 선거에서도 우호적인 지지세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밀약설이 나돌았던 변영우 심임 대의원회 의장은 정총 행사장에서 대의원들에게 "그런 일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변 의장의 선언에도 의료계 내부에선 "노 당선자가 적어도 손해 본 게임은 아니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3선 국회의원과 보건사회부 장관을 역임하고 여전히 영향력이 있는 문태준 명예회장이 윤리위 등을 비판한 것도 결과적으로 노 당선자에게 도움이 됐다.

 

노 당선자는 문 명예회장이 연단에 올라 축사를 하는 과정에서 직접 마이크를 조정해주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의협 감사로 선출된 김세헌 대의원과는 사업계획 및 예산·결산 심의분과위원회에서 귀속말을 나누기도 했다.

 

그가 수차례 언급한 직선제를 통한 회장 선출제도 또한 이번 정총에서 의결돼 정치적 부담을 덜게 됐다. 

 

내달 출범하는 노환규 집행부가 친정체제를 확고히 했다는 분석이 나온 것도 그래서다.

 

반면 이번 정기총회에서는 노 당선자에 대한 견제 심리가 적지 않다는 점도 확인됐다. 정총 행사장 내부에서 '사이버 폭력을 추방하자'는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노 당선자가 소유한 의사포털 닥터플라자를 겨냥한 행보다. 폭력 척결을 강조한 좌훈정 대의원(충북)이 1등으로 감사에 당선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경만호 집행부는 쓴맛을 봐야 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경 집행부의 반대에도 수차례 정족수 확인을 거쳐 2011년도 감사를 재감사하는 특별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경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안은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음상준·양민제 기자 (esj1147@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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