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셔틀버스 묶어 놓고 돈 더 내라고?
병원계, 교통유발부담금 인상 반발…“교통량 감축안 개선 시급”
2013.03.10 20:00 댓글쓰기

국회의 교통유발부담금 인상 추진에 일선 병원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셔틀버스 운행을 금지시킨 상태에서 병원들에게 교통 혼잡 책임만 가중시킨다는 불만이다.

 

교통유발부담금은 교통 혼잡을 유발하는 시설물에 대해 부과하는 일종의 세금으로, 1990년 처음 시행됐다. 부담금은 매년 1회씩 부과된다.

 

부과대상은 인구 10만명 이상의 도시에 있는 바닥면적 합계가 1000㎡ 이상인 건물로, 도심권 병원급 의료기관 대부분이 부담금을 내고 있다.

 

하지만 교통유발부담금이 도입된 후 현재까지 시설물의 교통특성 변화, 물가상승 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나섰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주승용 의원(민주통합당)은 최근 교통유발부담금 인상을 토대로 한 도시교통정비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에는 현행 부과시설물 1㎡ 당 350원이던 부담금을 1㎡ 당 1000원으로 3배 가량 인상토록 명시돼 있다. 유발계수 범위 역시 현재 100%에서 200%로 대폭 확대했다.

 

이 부과기준이 적용될 경우 교통유발부담금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다른 시설물에 비해 단위면적이 넓은 병원들의 부담은 클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서울 지역 600병상 규모의 某종합병원은 현재 2600만원 가량의 교통유발부담금을 부담하고 있지만 새로운 부과기준이 적용되면 최대 1억원으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1000병상이 넘는 대형병원들의 경우 부담금 증액 규모가 더 클 수 밖에 없어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이들 병원이 제기하는 불만은 교통 혼잡 예방책 일환인 셔틀버스 운행도 법적으로 금지시켜 놓은 상태에서 부담금만 인상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일부 지자체에서는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시설물에 대해 교통유발부담금을 경감해주고 있지만 의료법상 병원은 셔틀버스 운행이 금지돼 있어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인천의 한 종합병원 원장은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부담금을 인상한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통유발부담금 도입 취지가 교통 혼잡 줄이기라면 병원 셔틀버스 운행 금지 규정을 풀어주는게 마땅하다”며 “작금의 상황은 손발 묶어 놓고 뺨 때리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병원협회 역시 이러한 회원병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최근 도시교통정비 촉진법 개정안에 대해 우려의 입장을 전달했다.

 

병원협회는 “교통유발부담금의 무조건적 인상보다는 교통 수요관리 차원에서 교통량 감축 프로그램을 개선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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