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환자·의료진 숙소 마련하는 병원
근접한 거리·저렴한 비용·편의시설 사용 등 매력 넘쳐
2013.04.20 12:48 댓글쓰기
 여행객에게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머물 곳이다. 국내 병원을 방문하는 외국인 환자들의 고민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09년부터 본격화된 의료관광이 ‘관광’에 걸맞은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환자들의 숙박시설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해외환자 유치에 나선 병원들의 분주한 발걸음을 따라가 보았다. 그중 해외환자들의 호응을 사고 있는 것은 바로 병원이 직접 운영하는 숙소였다. 이들 숙소는 단순히 병원 근교에 있는 숙박시설을 소개시켜주고 예약을 대행해주는 연계에 그치지 않는다. 병원에 근접한 거리, 무료에서 1~4만원 가격에 이르는 저렴한 가격 등을 내세운 병원 운용 숙소를 분석했다. 또한 선진화된 한국 의료기술을 배우기 위해 방문한 해외 의료진과 연구진들에게 제공되는 숙소의 발자취도 따라가 봤다

 

▲ 병원에 가까운 숙소, 응급상황도 걱정 없어


중앙대병원은 작년부터 대학 기숙사 중 2개 방을 외국인 환자를 위한 게스트 하우스로 이용하고 있다.원래 게스트 하우스는 교환학생,

 

학회 등의 업무를 위해 방문하는 외국인 인사를 위해 마련됐다. 2011년 연말 기숙사를 신축하면서 57개 방을 외국인용으로 따로 빼놓은 것이다.


그러던 중 치료를 위해 오랜 기간 체류해야 하는 환자들에게도 게스트 하우스를 오픈하게 됐다. 중앙대병원 근처 숙박시설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동작구에 위치한 중앙대병원에서 가장 가까운 호텔은 반포동에 위치한 서울 팔레스와 JW메리어트다. 병원에서 출발하면 대중교통으로 20여 분이 걸리고, 도보로는 엄두를 낼 수 없는 거리다.


반면, 대학 기숙사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는 병원까지 차로 5분, 걸어서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병원과 기숙사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또 환자가 응급상황에 처하면 병원으로 신속하게 후송할 수 있는 응급체계도 갖춰져 있다.


병원 박문갑 진료협력팀장은 “환자에게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기숙사에서 병원으로 긴급 연락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기숙사는 환자를 즉시 병원으로 후송하고, 병원은 환자를 인계할 준비를 한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기숙사에 함께 머무는 학생들이 많다보니 이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 저렴한 가격·취사 가능 편안함이 인기비결


제일병원 역시 작년 봄부터 병원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외국인 환자용 숙소[사진]로 지정했다. 19평의 아파트에는 방 2개와 거실 주방이 갖춰져 있다.

보통은 환자 2명이 방 1개를 이용하지만 3월 초에는 세 쌍둥이를 임신 중인 러시아 산모가 혼자 묵었다. 세 쌍둥이 임산부가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이용가격이다. 외국인 환자들은 1박 기준에 10만원이 넘는 호텔과 5만원 가량의 모텔을 숙소로 고려하기 마련이다. 호텔에 묵자니 장기간 체류할 경우 가격이 부담스럽고, 모텔에 묵자니 시설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반면 제일병원이 제공하는 숙소의 하루 숙박료는 불과 3만원이다. 또한 취사가 가능해 한국음식이 입에 맞지 않은 환자들이 직접 고국 음식을 요리해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제일병원 이외에도 BK 성형외과는 수술 환자에게 무료로 게스트 하우스를 제공한다.

중앙대병원의 게스트 하우스 역시 13평은 1박에 4만5천원, 6.5평은 2만7천원에 이용할 수 있다.


제일병원 국제협력팀 류태희 팀장은 “가격은 주변 모텔보다 저렴한 반면 시설은 가정집 못지않게 편안하다”고 전했다.

 

▲ 성형외과 ‘환자 숙소 없어 못 올까’ 분주


외국인 환자가 가장 많이 찾는 성형외과 역시 병원이 직접 운영하는 숙소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서울 시내에서 숙소를 운영하는 성형외과가 여러 곳에 달한다.


이 중 JK 성형외과는 ‘해외환자 유치 1호 병원’에 걸맞게 선두주자다. 2011년 12월 병원 근처 빌딩을 임대해 1개 층 전체를 리모델링 한 후 ‘JK해외환자 전용 호텔’ 문을 열었다.


호텔에는 방이 총 8개 있고, 중국어와 영어가 가능한 코디네이터 13명이 상주한다. 잘 씹을 수 없는 환자들을 배려한 부드러운 요리의 식단도 직접 만들어 숙소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했다.


JK 성형외과 관계자는 “중국 환자들이 몰리는 춘절과 같은 성수기에는 전 직원이 모두 동원돼 호텔과 모텔을 알아봐도 숙소 예약이 안 되는 경우가 있었다. 숙소 때문에 환자가 병원 스케줄을 잡지 못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국인 환자를 위한 숙소 운영을 고려하게 됐다”고 밝혔다.


게스트 하우스[사진]를 운영하고 있는 BK 성형외과 역시 숙소 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10개 가량 방이 운영 중이지만 매년 외국인 환자들이 늘어나 확장을 고려 중이다. BK 성형외과 관계자는 “더욱 좋은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을 위해 게스트 하우스의 규모를 확장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사원기숙사 편의시설 이용 가능


외국인 환자 못지않게 한국 병원을 찾는 외국인 의료진들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병원들 역시 이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그 중 삼성서울병원은 작년 5월부터 오픈한 사원 기숙사인 서초생활관의 4층 전체를 외국인 의료진들을 위한 게스트 하우스 Zone으로 꾸몄다. 2인 1실 시스템으로 30개의 방이 준비돼 있다.


주로 병원에 연수를 오는 외국인 의학자들이 숙박 대상이다. 또는 강의 등의 교육목적으로 병원에 방문하는 외국인 의료진들도 신청절차에 따라 사용하곤 한다.


이 같은 목적으로 지난해 게스트하우스를 사용한 외부인사는 272명이다. 그 중 90%가 넘는 사람이 외국인 의료진들이었다.


서울아산병원 역시 사원 기숙사에 외국인 의료진과 연구진이 숙박할 수 있는 게스트 룸을 운영 중이다. 2000년 중반부터 수요가 있을 때마다 탄력적으로 운영해오던 것을 작년 연말 신축 기숙사로 자리를 옮기며 확장했다.
장기이식 등의 의료기술을 배우러 방문하는 의료진은 물론 아산생명과학연구원이 오픈한 이후 병원을 찾는 연구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게스트 룸은 1인실, 2인 1실 등 다양한 방 형태로 총 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 같이 병원 사원 기숙사를 활용한 외국인 의료진 숙소는 무엇보다 해당 병원 사원들이 이용하는 편의시설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게스트하우스는 운동을 할 수 있는 피트니스 센터와 직접 요리가 가능한 셀프조리실, 컴퓨터실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이 매력이다. 서울아산병원 게스트 룸 역시 피트니스 센터와 더불어 사원들에게 하루 3번 식사가 제공되는 직원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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