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의협↔얄미운 병협' 엇박자 행보
의료계 양대단체 불협화음 지속…'반사이익은 결국 복지부가 챙겨'
2014.01.15 20:00 댓글쓰기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가 엇박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상황으로는 이들 의료계 양대단체의 관계 개선은 요원해 보인다.

 

개원가에 무게중심이 많이 가 있는 의사협회와 병원들의 이익단체인 병원협회는 각 사안마다 입장을 달리하거나 심지어는 원색적 비난까지 주고받는 형국이다.

 

최근 의료계 최대 이슈로 떠오른 총파업을 놓고도 의․병협은 불협화음을 냈다. 의협은 ‘관치의료 종식’을 구호로 내걸며 투쟁 분위기를 고조시켰지만 병협은 이에 동조하지 않았다.

 

오히려 “환자를 볼모로 병원 문을 닫으면서까지 파업에 나서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라며 의협의 철없는 행보를 탓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병협은 경영자 단체이고, 병원 재직 의사들은 모두 의협 소속"이라고 선을 그은 후 “당장의 경영 피해를 우려하는 행보가 안타깝다”고 얄미워했다.

 

의협과 병협의 엇박자 행보는 비단 이번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2000년 의약분업을 기점으로 개원가와 병원이 이해관계를 달리하면서 두 단체는 번번히 대립각을 세워왔다.

 

병협은 의약분업 당시 의협이 원내약국을 내줬다는 배신감을, 의협은 명분보다 실속을 우선시하는 병협에 강한 불만을 내비치며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선택진료 폐지 여론이 일었을 당시 의협은 “편법에 의존하는 의료제도는 중단돼야 한다”며 폐지론에 힘을 실었다. 직격탄이 예상되는 병협은 당연히 발끈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토요진료 가산제 도입 과정에서는 병협이 형평성 문제를 걸고 넘어지며 딴지를 걸었다.

 

특히 ‘전공의’는 양 단체 갈등의 주된 요인이다. 의협은 피교육자 입장에서 전공의 인권을 주장하는 반면 병협은 고용자 입장에서 경영적 시각으로 접근, 매번 갈등을 빚었다.

 

급기야 의협이 전공의 수련업무 이관을 주장하고 나섰고, 병협은 ‘어불성설’이라며 응수하는 형국이 아직도 되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의료계 양대단체의 갈등에 대해 일각에서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만 좋을 일 시킨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복지부가 정책 추진에 있어 의․병협의 갈등구조를 이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의료계 전체적으로는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한 의료계 원로는 “일련의 의료정책을 보면 각 직역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며 “이해관계가 다를 수는 있지만 갈등관계를 가지고 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병원계 한 원로 역시 “내분은 공멸을 자초하게 돼 있다”며 “작금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반사이익을 보는 쪽은 따로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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