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7시 34분께 파주시 금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4개월 된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11분 만인 오전 7시 45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아이는 당시 청색증을 보이며 이미 사후 강직 상태였다.
신고 직후 소방 당국은 보건복지부 광역상황실과 함께 12개 병원에 연락을 취했다.
11개 병원에서는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으나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은 이대서울병원에서 수용 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구급차는 오전 7시 57분 이대서울병원으로 출발했다. 구급대원들은 구급차에서 아이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했다.
아이는 구급차 내에서 가슴 압박과 산소 공급을 받으며 이송됐으나, 오전 8시 30분 병원 도착 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경기도의회 한 의원과 일부 언론은 영아가 응급실 뺑뺑이를 겪으며 1시간 뒤에야 이송되면서 그 과정에서 숨졌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민주당 의료대란특위 역시 성명서를 통해 "파주에서 심정지가 온 생후 4개월 영아가 11개 병원으로부터 수용 불가 통보를 받고, 결국 목숨을 잃었다"며 "구급차 재이송 문제는 새로운 일이 아니나 최근 의료대란으로 재이송 횟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살릴 수 있는 환자가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소방 당국은 이번 사건이 구급차 재이송에 따른 '응급실 뺑뺑이'와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소방 관계자는 "신고와 동시에 복지부와 소방 상황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병원에 전화를 걸었고, 비교적 빠르게 병원을 찾았다"며 "출근 시간대에도 불구하고 다른 병원을 들르지 않고 바로 이대서울병원으로 이송했다"고 해명했다.
또 "응급실을 찾지 못해 헤매는 '응급실 뺑뺑이'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가정 내 설치된 홈 캠(가정용 촬영 기기)을 통해 이날 오전 5시경 아이가 침대에 옮겨졌으며, 혼자 뒤척이다가 갑자기 엎드린 것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잠에서 깬 부모가 의식이 없는 아이를 발견하고 곧바로 119에 신고한 장면이 홈 캠에 녹화돼 있다"며 "현재로서는 범죄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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