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통신망 불통···병·의원-약국, 업무 차질 등 피해 속출
진료비 카드결제 안돼 극심한 혼란 초래···빅5 병원은 통신망 이중화로 방지
2021.10.26 05:1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구교윤·이슬비 기자] 25일 오전 11시부터 KT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와 일부 통화서비스에 장애가 생기면서 전국 병의원과 약국 등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환자 접수부터 진료비 수납까지 모든 과정이 멈추는 등 업무에 적잖은 차질을 겪었다. 다만 서울대학교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은 통신망 이중화로 혼란을 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병의원 카드결제 먹통, 현금 받거나 환자 돌려보내 
 
KT 통신망이 25일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가량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통신망 마비로 KT 인터넷과 모바일, IPTV, 전화 등 모든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병의원에서 큰 혼란을 겪었다. 
 
문제는 결제였다. 일부 의원에서는 카드 결제가 어려워지면서 환자에게 현금결제나 계좌이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서울 A정형외과 관계자는 “카드리더기가 먹통이 되면서 환자에게 현금결제나 계좌이체를 부탁했다. 여의치 않을 경우 환자를 그냥 돌려보냈다”며 난처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대부분 진료 접수부터 곤혹을 치렀다. 서울 B내과 관계자는 “접수창이 먹통이 되는 바람에 데스크 업무가 모두 중단이 됐다”며 “접수가 지연되니 일부 환자는 답답함을 토로하며 짜증을 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개국가도 피해를 입긴 마찬가지였다. 특히 큰 약국이나 병원 앞 약국 등에서 카드결제가 되지 않아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 영등포구 C약국 관계자는 “DUR 시스템이 연계가 되지 않아 약제들이 비급여 항목으로 잡혀 일일이 수동으로 비급여·급여를 구분 설정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D약국 관계자도 “약봉지에 복약정보와 라벨이 찍혀나오지 않으니 수기로 작성해 환자에게 주거나 적어주지 못하고 약만 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DUR 시스템보다 현장에서는 카드결제가 안 되는 것이 가장 혼란스러웠다”며 “현금을 받거나 다음에 받기로 조치하기도 했고, 환자를 돌려보내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월요일 오전이라 주말에 약국을 오지 못했던 환자가 몰려들었다”며 “KT 통신망으로 문제가 없던 큰 병원 앞 약국에는 혼란이 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빅5’ 병원 통신망 이원화로 환자들과 보호자들 혼란 방지
 
일부 혼란을 겪은 의원·약국과 달리 ‘빅5’ 병원의 경우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대부분 다른 통신업체 서비스도 함께 사용하고 있어 피해가 없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오전에 통신망 장애로 한차례 소동이 있었으나 병원에서는 KT 통신망만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환자의 경우 본인 인증을 거치는 과정에서 불편함은 있었지만, 병원 차원에서 일어난 문제가 아니라 환자들도 너그럽게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KT 통신망을 메인으로 사용하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도 피해는 없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현재 병원에서는 KT를 메인으로, SKT를 서브로 사용하고 있다”며 “오전 서버 불안 증세를 감지 후 곧바로 공급선을 변경해 혼란을 피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대학병원에서 해킹 사례가 잇따르면서 불안감이 큰 것도 사실”이라며 “전산시스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도 “KT 통신망을 사용하고 있지만 내부 통신망을 구축해서 피해는 없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병원 내 약국에도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병원약사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업무 상 전산시스템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조제하고 원내처방전을 발행하다 보니 일반 약국처럼 환자 대기가 많지 않아 크게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면서 “오늘 관련 불편을 겪었다는 신고는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교윤·이슬비 기자 (yun@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