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계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지속가능 경영
데일리메디·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 방향성 제시 등 국내 첫 개최
2022.04.27 05:4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부상하면서 국내 병원계 역시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맞이하는 데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기업과 관련된 개념으로 인식했다면, 이제는 ESG 경영을 병원 지속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가치로 추구하는 모습이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세계적 공황을 거치면서 ESG와 같은 비재무적 가치 중요성은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데일리메디와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은 보건의료계 최초로 ‘ESG와 지속 가능한 병원경영’이란 주제로 웹세미나를 개최, 지속가능한 경영환경 조성에 필수적인 ESG에 대해 알아보고 조직 내 안정적 적용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편집자주]
 
25일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에서 열린 세미나에서는 의료기관 지속가능 경영환경 조성에 필수적인 ESG에 대해 알아보고 조직 내 안정적 적용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했다.
 
강연은 △법무법인 비에치에스엔 오승준 변호사 ‘의료기관 경영 리스크 및 대응 방안’ △한국컴플라이스인증원 이원기 원장 ‘의료기관과 컴플라이언스’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부회장 ‘의료기관 올바른 ESG 정책 방향’ 세종병원그룹 박진식 이사장 ‘의료기관의 ESG 경영 사례’ 순으로 진행됐다.
 
ESG는 환경(Environme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ve) 약자로, 기업 경영 관점을 환경과 사회적 책임, 그리고 투명하고 정직한 경영에 맞춰 기업 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하나의 경영 지표다. 
 
지난 2004년 UNGC(United Nations Global Compact) 보고서에서 최초로 언급된 이후 2006년 투자자가 기업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투자 결정요인으로 반영하고 기업이 관련 정보를 공개토록 요구하는 UN 투자 책임원칙(UNPRI)에서 확산됐다.
 
당초 주주 및 투자자를 보호하는 개념에서 시작하긴 했으나 현대적 관점에서 ESG는 지속 가능한 경영환경을 구축하고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니즈(Needs)와 요구를 충족해 재무적 요소 실현과 가치 구현이라는 초점을 맞춰 확산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부회장“의료기관 ESG 경영 도입 득(得)과 함께 실(失)도 고려하며 접근”

세미나 세 번째 연자로 나선 송재찬 부회장은 미국 의료기관 ESG 경영 동향을 짚으면서 국내 의료기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었다.

송 부회장은 이날 미국에서 ESG 경영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Cleveland Clinic, Dignity Health, Commonspirit Health 등을 꼽았다.
 
그중에서도 Dignity Health 사례를 언급하며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Dignity Health는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미국 5대 헬스케어 센터 중 하나로 자매병원, Urgent Care센터, 수술 및 영상 센터, 재택의료센터, 1차 진료 클리닉 등으로 이뤄진 그룹이다.
 
21개 주에 의사 1만 명, 직원 6만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급성기병원 40곳, 케어센터 400개소를 두고 있다.
 
Dignity Health는 지난 2014년 독립성을 지닌 제3자를 고용하며 ESG 경영을 도입했다. 전문가에게 의료기관 경영에 중요한 환경, 사회 및 경제적 기회에 대한 판단을 진행하고, 그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후 주요 이해관계자를 파악해 ESG 경영 전략 계획에 대한 실행과 주기적인 검토 과정을 거치고 있다. 
 
환경 측면에서는 각종 에너지, 수자원 등과 관련한 개별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준수하고 있으며, 사회적 측면에서는 환자들이 의료진과 소통, 위생 등 의료적 처치와 관련된 각종 지표에서 본인 경험을 바탕으로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법률을 조직 내에서 자체 설정하고, 청렴성을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 제공 등으로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송 부 회장은 의료기관이 ESG 경영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서도 네 가지를 원인을 꼽았다.
 
먼저 운영 마진이 적은 병원의 경우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인식이다. 그는 “의료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보험제도 아래에서 이뤄지기에 운영 마진이 적은 의료기관의 경우 참여율이 저조한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실제 미국 의료기관도 우리나라와 같이 ESG 경영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게 송 부회장 설명이다. 
 
ESG 경영이 회계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의료기관에 부담을 주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도 짚었다.
 
송 부회장은 “미국의 경우 다양한 형태로 의료기관이 존재하다 보니 그만큼 의료기관 인수합병이 빈번하게 이뤄진다”면서 “이러한 과정에서 ESG 경영은 회계를 수행하는데 상당한 부담감은 준다”고 말했다.
 
의료서비스 자체가 사회적 편익을 제공한다는 일반적인 인식으로 ESG 경영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경향도 원인 중 하나다.
 
이밖에 병원 최고경영진을 외부에서 충원하는 경우가 드물기에, 다른 첨단 산업과 분야와 동향과 거리가 존재하는 한계도 지적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ESG 경영을 도입할 경우 불가피할 실을 따져가며 득을 볼 수 있는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박 부회장 설명이다.
세종병원그룹 박진식 이사장
‘ESG 경영 왜 하느냐’에 앞서 ‘우리는 누구인가’를 먼저 물어야”
 
마지막 연자로 나선 박진식 이사장은 그동안 세종병원에서 실천해온 ESG 경영 사례를 중심으로 일선 의료기관이 실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했다.
 
박 이사장은 “의료기관도 기업의 일종으로서 환자를 치료하는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것을 보면 ESG 경영도 고려해야 할 이슈”라고 설명했다.
 
세종병원은 지난 1982년 ‘심장병 없는 세상을 위해’라는 이념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설립된 심장병 전문병원이다.
 
혜원의료재단 의료법인 산하에 있는 부천세종병원, 인천세종병원,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 국제진료센터 등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현재 1005병상을 운영하면서 전문의 180명, 전체 직원 2200명이 연간 100만 명 환자를 돌보고 있다.
 
이날 박진식 이사장은 “ESG 경영이라고 과연 특별한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비재무적 활동에서 ESG 경영 의미를 찾았다.
 
병원은 1980년대부터 심장병 어린이를 위해 무료진료를 제공해왔는데, 이러한 비재무적 활동이 결국 ESG 경영 기반이 됐다는 얘기다.
 
박 이사장은 “환자에게 진료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선진 기술을 한국에 도입해 제공하는 활동 비재무적 가치로 ESG 경영의 일환이 될 수 있다”면서 “병원이 세운 비전에 EGS 요소를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 또 ESG 경영이 목적인지 수단인지를 파악하는 과정도 중요한 포인트로 짚었다.
 
그는 “ESG 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모든 것이 ESG 경영이 중심이 되고 논의가 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동안 의료기관으로서 도달하고자 했던 목표와 추구하는 전략이 ESG 경영이라는 틀에 갇히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EGS 경영을 왜 해야하는가’에 앞서 ‘우리는 누구인가’를 파악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박 이사장 설명이다. 
 
박 이사장은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의료로 인류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데 기여한다’라는 우리 목표에 ESG라는 관점을 더해 ‘환경과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했을 때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조직’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만들었다.

박 이사장은 다섯 가지 프로세스를 예시로 들며 ESG 경영을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내놨다.

먼저 추진체계 정립이다. 추진체계 정립에서는 ESG 경영위원회나 추진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ESG 경영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관련 규정을 살핀다.
 
특히 ESG 경영을 제대로 정립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간 눈높이가 맞은 정의가 필요하다. 박 이사장은 “조직이나 연관 부서간 역할과 책임 등을 명확히해 효과적인 전략을 추진해야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공감대 형성이다. ESG 경영 도입 사례를 살핀 후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을 고취해 구성원과 하나된 가치관을 갖는 것이다. 

세종병원의 경우 디지털 전환이라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에 폐기물 감소와 환경 보호라는 가치를 더해 ESG 경영에 의미를 부여했다.
 
세 번째는 지표선정이다. 내외부적으로 객관적인 평가체계를 구축해 ESG 경영 성과를 판단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박 이사장은 현황 파악을 기반으로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네 번째는 경영 전략 통합이다. ESG 경영과 기존 경영체제를 통합해 새로운 가치 창출을 할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ESG 경영에 치중한 나머지 기존 경영체제 의미가 퇴색되는 상황을 만들면 안된다는 게 박 이사장 설명이다.
 
끝으로 최고경영진 의지 표명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ESG 경영은 단순한 지표가 아닌 정책, 방침, 의지를 표명하는 수단인 만큼 외부로 정보를 발신해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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