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 보건소 중심 진행"
의료계 전문가 "선진국에 없는 보건소 시스템, 만성질환 관리 주축 역할 필요"
2022.05.18 08:08 댓글쓰기



사진출처=질병관리청 유튜브 채널 캡처

의료계가 15년째 지속 중인 지역사회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병‧의원보다는 보건소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중정 계명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17일 열린 ‘제16차 만성질환 관리(NCD) 포럼’에서 “만성질환 관련 예산을 보면, 시나 도 등 광역지자체는 6천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지역의 경우 예산이 없다시피 한다. 국가보건사업은 감염병과 건강증진, 만성질환 이 3가지가 축이 돼야 하는데, 만성질환 분야는 초라한 수준이다. 앞으로 더 커질 문제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5월 17일 ‘세계 고혈압의 날’을 맞아 질병관리청에서 주관했다. 지역사회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향후 개선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질병관리청 유튜브 채널 ‘아프지마TV’를 통해 생중계됐다.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은 현재 19개 시군구에 설치 운영 중으로, 고혈압‧당뇨병 환자 등록 및 지속 치료율‧건강행태 개선을 목적으로 교육‧상담 및 리콜‧리마인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교수는 “코로나19로 팬데믹 상황이 오면서 지역완결형 의료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며 “만성질환도 똑같다. 지역사회마다 요구가 다르다. 병원이 부족한 도서 지역에 병‧의원 중심 모델 적용은 불가능하다. 결국 보건소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그동안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에서 보건소는 손발이 묶인 상태였다”며 “현재 보건소의 현실을 보면 보건소에서 고혈압‧당뇨병 환자를 상담하고 진료하는 인프라와 역량이 대폭 감소했다.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보건소 중심의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이 해답이 될 것으로 제시했다. 팬데믹 시대 ‘K-방역’ 주역으로 활약했던 보건소가 만성질환 관리에서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순영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만성질환 예방관리는 더욱 중요해졌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코로나 이후 철저히 간과됐다”면서 “만성질환 관리 핵심은 환자의 자가관리 역량 강화 및 사회적 지지이며, 이를 위한 기본 요소는 공중보건과 1차 의료 간 팀워크다. 보건소 자원을 활용한 등록이 실현 가능성이 가장 큰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원영 중앙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만성질환은 자가관리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환자 교육에 있어서는 개별 병‧의원보다 지역사회 보건소가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며 “코로나19 창궐 당시 우리나라 방역점수 평가는 전 세계 5~6등으로 최상위권이었다. 이는 선진국에는 없는 보건소 중심의 조기 발견‧관리 모델에 동네 병‧의원과의 공조가 더 해지면서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성질환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전 세계에 없는 보건소가 있다”며 “우리는 예방접종 등 보건소와 지역 병‧의원이 협업한 경험이 많다. 보건소 중심 한국형 만성질환 관리 모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주관부처인 질병청에서도 개선 의지를 밝혔다. 이선규 질병청 만성질환예방과 과장은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오늘 의료계에서 전해주신 의견들을 모아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 모델이 실제 현장에서 더 잘 활용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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