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산지수 역전 심화되면 '병원→의원' 전환 확대
보사硏 "의원급 수가 상급종합병원보다 높아 전달체계 왜곡, 정책 변화 필요"
2023.02.07 12:29 댓글쓰기

건강보험 수가 결정에 활용되는 환산지수 역전 현상 심화로 의원이 상급종합병원 수가를 추월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산지수란 의료행위 상대가치점수 당 단가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수가 결정체계에서 조절 기능을 담당한다. 매년 요양급여비용계약(수가협상)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수행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3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 및 건강보험 수가구조 개편방안 연구에 따르면 2014년부터 시작된 종별가산율 적용 환산지수 역전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2021년 의원 종별가산 적용 환산지수는 상급종합병원 수가까지 역전했다”며 “2022년 동일 행위기준으로 의원급 종별가산 적용 환산지수는 상급종합병원보다 10.37%, 종합병원보다 14.78%. 병원보다 19.56% 높다”라고 밝혔다.


현재와 같은 수가결정구조가 지속될 경우 자원배분과 전달체계 왜곡이 심화된다는 전망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방식이 지속되는 것을 가정했을 때, 2024년 의원급 수가가 종합병원 수가까지 역전하게 된다”며 “공급자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가가 보장된 의원급으로 기관 유형을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즉 기존 병원도 의원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으며 높은 수가를 받기 위해, 또는 기타 규제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관 위상을 하향 조정하더라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국민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력· 시설·장비가 확충됐지만 수가가 높지 않은 상급종합병원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으며 재정관점에서 비효율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연구팀은 “목표진료비 조정 등 단기적 대응만으로는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며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전체적 건강보험 수가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현행 SGR모형에 인구고령화나 건보재정 여건 등 예측 가능한 미래 정책환경 변화를 반영하는 등 환산지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환산지수 산출 시 유형별 격차를 조정하는 것뿐만 아닌 보다 실질적인 총량 조정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구구성 변화 전망치와 인구특성별 과거 의료이용 및 진료비 데이터를 활용,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진료비 증가 비율을 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장기적 검토사항으로 건강한 고령화 등 미래 시나리오에 따른 진료비 증가 등도 산출해 수가 조정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최근 각종 보장성 강화 대책에 따른 다양한 수가가 신설되고 여러 가지 정책이 진료비 규모에 영향을 주고 있어 이에 대한 복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법과 제도 변화율에 반영되는 항목에 대해서는 주요 이해당사자 간 합의가 충분히 있지 않아 산출과정에서 투명성 확보가 필요며 장기적으로 이런 변화를 수가 계약 시 주요 협상요소로 선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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