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이후 관련 서비스를 종료하는 업체가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목소리를 대변하는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서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가뜩이나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회원사 이탈로 협의회 활동마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 헬스케어 플랫폼 계열사인 후다닥주식회사가 최근 원격의료산업협의회를 탈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신규 회원사로 합류한 지 6개월만이다. 후다닥 관계자는 "구체적인 탈퇴 사유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협의회에서 나온 것은 맞다"고 말했다.
후다닥은 의료전문가와 일반소비자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플랫폼으로 2021년 9월 설립됐다.
의료전문가에게는 병원 진료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후다닥은 지난해 말 비대면 진료 플랫폼 '후다닥 케어'를 출시하고 비대면 진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기존 의사 및 환자, 약사 대상 온라인 플랫폼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빠르게 입지를 굳혀갔다.
이와 동시에 후다닥은 원격의료산업협의회 회원사로 가입하며 대정부 활동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협의회 가입 6개월 만에 회원사를 탈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후다닥 사업 방향과 원산협 정서가 일치하지 않은 점을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 '후다닥 케어'는 초진보다 재진에 초점이 맞춘 서비스다.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가 필요나 사정에 따라 비대면 플랫폼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약사법 취지 등을 고려해 의약품을 주문·배송하는 방식 대신 직접 수령을 원칙으로 했다. 이는 초진과 약배송을 주장하는 원산협의 입장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동제약은 오랜기간 의료 분야에 몸담아온 기업이라 의료계 반대여론을 의식해 보수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회원사 탈퇴로 업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원격의료산업협의회 활동도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산하 조직으로 비대면 진료 시장 혁신과 안착을 위해 2021년 7월 출범했다.
현재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는 엠디스퀘어, 닥터나우, 솔닥, 메라키플레이스, 헥토클리닉, 굿닥, 델토이드 랩헌드레드, 메디르, 메디히어, 쓰리제이, 바이오트코리아, 에스에이치바이오테크, 디에이엘컴퍼니, 잇피, 코레시옹비탈레, 피플스헬스 등 17개 기업이 가입해 있다.
다만 원산협 관계자는 "회원사 탈퇴는 기업 사정에 따른 것일 뿐"이라며 "협의회 활동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